실손보험 '끼워팔기' 막히니...보험사들 잇단 판매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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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07-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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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상품만 판매'로 규정 변경...손해율 높아 적자상품 전락 우려

미끼상품 가치가 사라지면서 실손의료보험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보험사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부터 이른바 '끼워팔기'가 금지되면서 실손보험을 판매할 이유가 줄어든 데다 손해율이 높아 자칫 적자 상품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DGB생명이나 KB생명 등 중소형 보험사는 이미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GB생명보험은 지난달부터 실손보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KB생명도 이달부터 실손보험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KB생명은 계열사인 KB손보와의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실손보험을 판매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KB손보가 실손보험을 판매하고, 대신 KB생명은 보장성 보험 등에 주력하겠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중소형 보험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지금까지 통용됐던 끼워팔기 관행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하고 모든 실손보험 상품을 단독상품으로 분리‧판매토록 규정했다. 

보험사는 그동안 실손보험 상품을 단독으로 만들지 않고 종신보험이나 암보험 상품과 결합‧연계해서 만들어왔다. 때문에 고객은 실손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필요하지 않은 여타 상품의 보험료도 지불해야 했다. 

금융위가 감독규정을 개정한 것은 소비자가 저렴한 실손보험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나 일부 중소형 보험사는 실손보험 단독형 상품을 만들기보다 판매를 중단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 

보험사는 단독형 실손보험 상품 손해율이 너무 높아 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판매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사실상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실손보험료 인상을 제어하는 탓에 적자가 쌓이는 상황에서 무조건 상품을 판매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121.7%에 달했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이상으로 보험금이 지급되고 있어 적자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보험사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들이 높은 손해율에도 불구하고 실손보험을 판매했던 것은 연계한 다른 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실손보험의 적자가 커지는 상황에서 단독형만 팔라고 하면 중소형 보험사는 시장에서 철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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