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여파? 중국 산둥성 대형 대두 수입업체 파산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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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7-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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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 중국 최대 대두수입업체, 산둥성 천시그룹 파산절차 돌입

  • "채무 갚을 능력없다", 무역전쟁 속 파산 소식으로 관심 집중

  • 미국 공격 무기로 내세운 '대두', 부메랑 돼 돌아오나

[사진=신화망 ]


미·중 무역전쟁이 양국 간 맞불관세로 본격화된 상황에서 중국 대형 대두수입업체가 막대한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대두'는 미국의 관세공격에 중국이 내놓은 핵심 '무기'다. 

지난 21일 '중국 전국 기업 파산·구조조정 안건 정보망'이 공개한 '산둥성 쥐(莒)현 인민법원 민사 판정서'에 따르면 현지 법원이 전날 산둥성 천시(晨曦)그룹유한공사와 산하기업이 제출한 파산·구조조정 신청서를 수리했다고 대중망(大衆網)이 24일 보도했다. 천시그룹의 파산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는 의미다.

천시그룹은 파산신청서에 "만기 도래 부채를 갚을 능력이 없어서 파산을 신청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앞서 민생금융임대주식유한공사, 교통은행금융임대유한책임공사 등이 소송으로 천시그룹에 채무 상환을 요구한 바 있다.

산둥 대표인 천시그룹은 1999년 12월 1일 산둥성 르자오(日照)시 쥐현에 뿌리를 두고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직원 6000여명을 두고 있는 르자오시 18대 핵심기업 중 하나다. 프로판, 폴리프로필렌 등 제품을 생산하는 화학공업 기업이자 석탄, 연료용 기름, 대두 등의 수입으로 수익을 내왔다. 중국 화공업체 중 20위의 중견기업이다. 2016년 중국 500대 기업 289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중국 당국이 금융 디레버리징을 강조한 영향으로 시중 유동성이 메마르면서 기업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 등 소식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천시그룹 역시 자금 조달에 실패한 것이 파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시장 관심이 유독 집중된 것은 천시가 과거 중국 최대의 '대두' 수입업체였다는 배경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국 대형 대두 수입업체의 파산은 미국산 대두에 대한 관세부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에 겨눈 칼날이 오히려 중국 기업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켰을 가능성을 의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이달 6일 우선 340억 달러 규모 818개 품목에 실제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무역전쟁에 시동을 걸었다. 중국은 반발했고 대항할 수 있다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으로 맞섰고 대두와 자동차 등 3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똑같이 25%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중국에 대량의 대두를 수출하고 있고 이에 고율 관세부과가 미국 농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흔드는 효과도 있다는 판단이었다. 

지난 2013~2017년까지 5년간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6338만t에서 9554만t으로 급증했다. 중국 내 대두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입량도 늘었고 현재 중국 대두 최대 수입국은 브라질, 미국, 아르헨티나 등이다.

중국은 미국산 감소에 따라 모자란 대두는 자국 생산을 늘리고 남미 등 다른 국가로부터의 수입량을 늘려 채운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 언론 등 외신은 중국의 대두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국 생산량을 바로 끌어올릴 수도 없고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의 대두 생산량도 제한적이라는 것. 대두 공급량 부족이 대두 가격 급등을 초래하고 이는 축산업체, 식품가공업체 등의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져 기업과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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