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의 달인’ 노회찬이 남긴 어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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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18-07-2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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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명 ‘불판’ 발언으로 정치권 데뷔…‘삼성 X파일’ 사건 폭로로 유명세

노회찬 의원 창원 사무실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숨진 2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노 원내대표 지역 사무실에 '노회찬 국민의 대변인입니다.'라고 적힌 문서가 놓여있다. 2018.7.23 image@yna.co.kr/2018-07-23 16:27:09/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생전에 재치 있고 논리적인 입담으로 수많은 ‘어록'을 남겼다.

정치권 입문 전 노동운동가로서 1989년 인천민주노동자연맹을 결성,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법정에 섰을 때 “나는 사회주의자다”라고 밝혀 파문을 일으킨 것이 시작이었다.

17대 총선 당시 한 방송사 토론회에서 “50년 동안 한 판에서 계속 삼겹살을 구워 먹어 판이 새까맣게 됐으니 삼겹살 판을 갈아야 한다”고 일명 ‘판갈이론’을 펼쳐 일약 스타 정치인 반열에 올랐다.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당선해 국회에 입성한 뒤 법제사법위원회 첫 국감에 임해선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하는데 1만명만 평등한 것 아닌가”라고 사법부를 질타했다.

비슷한 시기에 여의도 정치권에서 종북(從北) 논란이 일자 “원조 종북이라면 박정희 장군”이라며 새누리당에 맞불을 놓기도 했다.

그는 2013년 ‘삼성 X파일’ 사건 폭로로 대법원에서 징역형 확정 판결을 받은 직후 “폐암 환자를 수술한다더니 폐는 그냥 두고 멀쩡한 위를 들어낸 의료사고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개탄했다.

지난 2016년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모금 의혹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죄의식 없는 확신범”이라고 꼬집어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지난해 신년 연설에서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는 20~30년 간 켜켜이 쌓인 문제가 터져 국민이 분노한 것”이라며 “여기까지 타고 온 1987년식 낡은 자동차를 이제는 새 자동차로 바꿀 때가 됐다”고 목소리를 눞였다.

지난 대선 당시 “요즘 국민은 심마니가 산속에서 귀한 산삼을 찾은 듯 ‘심봤다’고 외친다”며 같은 당 심상정 후보 지지 유세에 총력을 기울였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정의당 지지를 ‘사표’라고 주장하자 “제가 듣기에는 이마트 사장이 국민에게 동네 슈퍼는 다음에 팔아주라고 하소연하는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노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이 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씨 의혹 제보 조작 사건을 당원 이유미씨의 단독 범행이라는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놓자 “냉면집 주인이 ‘나는 대장균에게 속았다. 대장균 단독 범행’이라고 얘기하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인제 자유한국당 고문의 출마 얘기가 나오자 “새로운 세대들에게는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이라며 “길 가다가 구석기시대 돌 하나 발견한 그런 것”이라고 혹평했다.

최근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대해선 “값싼 쇠고기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소에 물을 먹여 쇠고기 중량을 늘리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노 원내대표는 주변의 소수자와 약자, 노동자에 대해서는 늘 따뜻한 모습을 보인 정치인이었다.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두고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쓴 조남구 작가, 동료 당직자와 보좌진, 국회 여성 청소 노동자, 국회 여성 기자들에게 장미꽃 260송이를 선물했다.

2005년부터 매년 같은 이벤트를 해온 그는 “권력의 힘으로 강제된 성적 억압과 착취과 침묵과 굴종의 세월을 헤치고 터져 나오는 현실을 보며,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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