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고점' 찍었나···엇갈린 전망에 시장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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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8-07-2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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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램 가격 하락에 반도체 주 급락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라인 조감도.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기업들의 향후 사업 전망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양사의 주력 부문인 D램 가격이 급락하면서 주가뿐만 아니라 연간 실적치도 하향 조정되는 등 업계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부터 중국의 반도체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업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수요와 공급에 따른 일시적 가격 하락이란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23일 D램 가격 하락 우려로 국내 주식 시장의 안전지대 역할을 했던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00%, 7.05% 급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 테스, 피에스케이, 유진테크 등 반도체 장비주들도 3~7%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업종이 공급과잉에 직면해 판가 인하와 업황둔화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리츠종금증권은 D램 산업 공급초과율은 올해 상반기 97%에서 하반기 99%로 확대된 후 내년 상반기 101%로 점차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그간 삼성전자가 D램의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전략을 추구, 업황이 3분기 단기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D램 산업의 고점 형성 요인은 주로 공급 측면에서 발생했다"며 "주로 후발 주자의 시장점유율, 이익에 대한 '과욕' 또는 선두업체의 수요 전망에 대한 '과신'은 결국 예상 시장 성장 이상의 공급 증가 과정에서 판가 인하를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구조적 공급 제한과 수요 성장 속 안정적 업황이 유지되고 있지만, 하반기 중 삼성전자의 수익성 위주의 정책이 바뀌면서 D램 판가 하락이 현살화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의 실적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전분기(15조6422억원) 대비 감소한 잠정 영업이익 14조8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전 분기(4조4658억원) 대비 감소한 4조3673억원이었다.

특히 업계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향후 가격 하락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금 200조원을 투입해 현재 15%에 불과한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올해 하반기부터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며, 칭화유니그룹은 지난달 14일 충칭시, 시노IC캐피탈과 손잡고 17조원 규모의 반도체 분야 투자회사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업계 전반에서는 중장기적으로 D램의 사이클이 여전히 유효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D램 가격이 과도하게 오른 만큼 내년 상반기 소폭의 조정을 받은 후 다시 강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출하량은 생각보다 크게 늘지 않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D램 가격이 빠지면 수요가 늘면서 오히려 반도체 업체들 전체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무역분쟁과 경기둔화 우려에 반도체 고점 논란까지 겹치며 반도체 업종의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경우 D램 판가가 하락했다고 해도 제품의 질적인 차별성과 다품종 생산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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