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진 대출문' 상호금융 DSR 첫날..한산한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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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8-07-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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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담·문의 잠잠...폭염도 한몫

  • 중간급 신용차주에 영향 가능성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DSR 시행 첫날이지만 대부분 지점이 한산합니다. DSR에 대한 문의는 둘째치고 날씨가 너무 더워서 객장에 인적조차 드문 상황입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새마을금고와 신협, 농협 등 상호금융권에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이 시행됐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새마을금고 지점 3곳과 지역농협 3곳, 신협 지점 3곳 등 총 9곳에 확인한 결과 아직까지 DSR 관련한 상담이나 문의는 한 건도 없었다.

상호금융권에 대한 DSR 시행이 지난 6월부터 예고되면서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은 이미 받았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전국에 폭염경보가 발효되면서 해가 내리쬐는 시간에 이동인구가 급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서울 기온은 35도, 체감 온도는 무려 38도에 달한다. 

신협의 한 관계자는 "상호금융권에는 대부분 집에 혼자 계시기 적적한 어르신들이 점포에 나와서 금융 업무도 보고 에어컨 바람도 쐬면서 마을 어르신들을 만난다"며 "하지만 최근 연이어 발효된 폭염경보로 인해 정부가 어르신들의 이동 자제를 부탁하면서 사람이 별로 없다"고 전했다. 

DSR 시행 첫날 문의 고객이 적어 큰 혼란은 없었지만 상호금융권은 DSR 규제로 여신 관련 부서에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SR가 적용되면 신규 대출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상호금융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신용등급이 낮은 탓에 같은 신용등급이라고 해도 과거에 비해 빌릴 수 있는 금액이 더 쪼그라들기 때문이다.

DSR는 고객이 금융사에서 빌린 돈을 모두 합쳐서 갚을 능력이 충분한지 따져 신규 대출을 해준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눠 대출한도를 규제하는 방식이다.

다만 농·어민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정책자금이나 햇살론 같은 서민금융상품, 전세자금 대출과 중도금·이주비 신규 대출, 300만원 이하 소액신용 대출은 DSR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은행권에는 지난 3월부터 DSR규제가 시작됐다. 금융당국이 은행뿐 아니라 상호금융권에도 DSR 시행을 결정한 것은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은행의 대출 규제가 깐깐해지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상호금융권으로 대출 수요자들이 몰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상호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총 잔액은 올해 3월 말 291조9000억원으로 1년 사이 13조8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예금은행의 대출 증가액(8조2000억원)을 훌쩍 상회하는 규모다. 

아울러 최근 증가 추세인 개인사업자 대출문도 막힌다. 상호금융권에도 연간 임대소득을 해당 임대건물과 관련된 대출의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상환비율(RTI)이 도입됐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안정적인 부채상환이 가능한 것으로 간주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호금융권에 DSR가 시행되면 은행권에서 추가대출을 노리고 상호금융권으로 넘어가려는 차주들의 진입로가 막히는 셈"이라며 "서민들의 경우 햇살론 등 정책 상품의 수혜를 볼 수 있겠지만 중간 단계의 신용등급 차주들은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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