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에 쓰러진 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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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18-07-2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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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자금’ 의혹받자 투신 사망

  • “4000만원 받았지만 청탁 무관”

22일 오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노 원내대표는 다음 날인 23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드루킹’ 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62)가 23일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8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1층 현관 앞에 노 원내대표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아파트는 노 원내대표 자택이 아닌 어머니와 남동생 가족이 사는 곳으로 확인됐다. 여야 원내대표단 일원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22일 오후에 귀국한 노 원내대표는 자택에 잠깐 들른 뒤 바로 이곳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투신 장소로 보이는 이 아파트 17층과 18층 사이 계단에서 노 원내대표의 양복 재킷을 발견했다. 재킷 안에는 신분증이 든 지갑과 정의당 명함, 자필로 쓴 유서 3통이 들어 있었다. 1통은 당원, 2통은 가족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노 원내대표는 당원에게 남긴 유서에서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4000만원을 받았지만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고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숨진 원인이 분명한 만큼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유족들이 원치 않고 사망 경위에 의혹이 없어서 부검은 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소는 서울 신촌동에 있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차려졌다.
 

23일 오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투신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 구급차량으로 시신이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노 원내대표는 2016년 3월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드루킹 김동원씨(49·구속)의 최측근이자 자신과 경기고 동창인 도모 변호사(61)에게서 불법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었다.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2014년 전후로 드루킹이 만든 인터넷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초청강연에 참석해 강연료로 2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노 원내대표를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었다.

노 원내대표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방문 중에도 “어떤 불법적인 정치자금도 받은 적이 없다. 특검이 소환하면 당당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청와대와 여야 정치인 모두 애통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 원내대표 사망 소식에 정말 가슴이 아프고 비통한 심정”이라면서 “깊이 애도하며 유족과 정의당에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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