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 디폴트, 불안한 중국 경제...위안화 절하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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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7-2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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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위안화 달러당 고시환율 기준 1년래 최저가치

  • 조용한 인민銀, 무역전쟁에다 디폴트 경고음 등 진퇴양난

  • 절하 지속 여지 작아, 중국에 '자충수'될 수 있어...곧 개입할 듯

[사진=아주경제DB]


중국 경제가 불안하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가열되면서 충격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의도적인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위안화 가치 절하세도 이어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금융 리스크 통제와 신중한 통화정책에 따른 시중 유동성 부족이 부채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중국 당국은 연일 감당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시장의 중국 경제를 보는 시선에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기업채 디폴트(채무불이행) 소식이 잇따르면서 중국 당국도 조바심을 내는 분위기다.

◇ 위안화 절하, 무역전쟁 대응카드?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인 20일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환율을 전거래일 대비 무려 0.0605위안 높인 6.7671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7거래일 연속 절하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전거래일 대비 0.90%나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0.90%의 절하폭은 2년래 최대로 위안화의 달러당 가치도 고시환율 기준 지난해 7월 14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위안화 절하가 무역전쟁의 무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맞불관세를 부과한 후 미국이 다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부과 계획으로 중국을 압박했다. 중국은 반발하며 반격을 예고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카드는 꺼내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시장은 최근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는 것으로 충격을 완화하고 미국을 공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앞서 위안화가 달러당 6.7위안을 넘어서자 인민은행 총재와 부총재가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유지할 것이며 자신이 있다"는 구두 개입으로 하락세에 제동을 건 바 있는데 이번엔 아직까지 움직이지 않고 있다. 

◇ 유동성 감소에 곳곳에 경고음, 돈 푸는 인민은행

인민은행의 의도 여부와 상관없이 실제로 위안화 하방 압력이 크다. 미국발 불확실성에 시장이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미·중 양국의 통화정책 흐름이 엇갈린 것이 최근 위안화 절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은 긴축에 속도를 올리는 반면 중국 인민은행은 오히려 돈을 조금씩 푸는 상황이다.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고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소규모 기업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채권 디폴트가 이어지는 '위험한' 상황이 인민은행의 돈 주머니를 열었다. 부채 리스크 확산은 은행과 지방정부의 신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위험하다. 대내외 시장이 불안한데 유동성마저 부족하니 증시와 채권시장도 부진하다. 이에 최근 인민은행은 맞춤형 지급준비율 인하,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등 공개시장조작으로 유동성을 주입하고 있다. 

21세기경제보도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일주일간 인민은행은 역RP와 MLF 등을 통해 총 7000억 위안의 순유동성을 쏟아냈다. 절하를 막는 개입이 유동성 감소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개입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판단이다.

19일에는 인민은행이 직접 기업의 자금난 해결을 위해 MLF 자금으로 대출확대와 회사채 투자를 하라는 지침을 시중은행에 내렸다. 심지어 신용등급 'AA+' 이하의 정크본드(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하는 고수익 채권)에 대한 투자를 요구했다. 당국이 금융 레버리지 축소와 리스크 예방과 해소를 강조해왔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이는 이례적인 조치다.

이는 그 만큼 중국의 '부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일단 회사채가 문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기업이 갚지 못한 공모채권 규모가 이미 165억 위안에 육박한다. 이는 디폴트 위기가 번졌던 2016년의 80%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도 불안하다. 신경보(新京報)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당국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경쟁에서 밀리고 자금조달은 어려워진 중소 부동산 개발업체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 금융정보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올 들어 상당수의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권 디폴트 소식이 불거졌다. 퉈예(拓業)국제유한공사 산하의 다롄항화(航華)부동산이 3억1000만 위안 규모의 회사채를 막지 못했고 윈난성부동산개발경영공사가 51%의 지분을 보유한 징펑(京鵬)부동산도 3억 위안 규모의 채권 디폴트를 선언했다.

◇ 절하 지속, 중국에 '자충수', 인민銀 개입할 듯
 

[출처=중국 인민은행]


하지만 위안화가 계속 내리막길을 걷지는 않을 전망이다. 위안화 절하 지속은 시장 불안감을 키우고 자본 유출을 초래할 수 있어 중국에도 '양날의 검'이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은 인민은행이 언제 개입할 것인가를 주목하고 있다.

일단 최근 3개월간 위안화의 달러당 가치가 이미 8%나 떨어졌다. 추가 절하 공간이 거의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또, 역외 위안화 절하폭이 역내 보다 큰데 이는 해외투자자의 비관정서가 국내보다 확대됐다는 뜻으로 당국이 이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또, 절하 지속의 부작용을 잘 알고 있는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이유로 대대적인 통화완화에 나설 확률도 낮다. 시장 상황과 다양한 정책 수단을 활용해 점진적이고 신중한 유동성 주입에 나설 가능성이 더 크다.

하지만 상황이 불안정한 만큼 위안화는 당분간 크게 흔들리며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무역전쟁이 지속 중이며 현재 상황으로는 미·중 타협 가능성도 낮다.

위안화 환율 향방은 달러 인덱스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달러 전망도 불투명하다. 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것. 관타오 중국금융40인포럼 수석연구원은 "최근 상황으로는 명확하게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면서 "미국의 출구전략(테이퍼링)이 달러 강세의 근거로 언급되는데 최근 미국 기준금리가 이미 1.75%로 추가 인상 여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은 유럽 경제가 예상을 웃도는 호황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올해 유럽 상황은 혼란스럽고 부진한 상태로 향후 개선 여부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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