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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무분별한’ 약 정보, 이해부터 시작돼야

이정수 기자입력 : 2018-07-20 03:03수정 : 2018-07-20 03:03
'고혈압약 발암물질' 화두는 의약품 이해부족 현상…의약품 부정적 정보는 신중한 접근 필요

[이정수 생활경제부 기자]

한 중국 제약사가 만든 고혈압 치료성분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에서 발암의심물질로 분류되는 불순물(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발견된 후, 국내에서는 ‘고혈압약 발암물질’이 사회 중심화두로 떠올랐다. 마치 약 자체가 발암물질인 것처럼 표현된 이 키워드는 대중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결국엔 ‘약에 발암물질이 들어가 있는데도 이를 허가한 식약처가 문제다’부터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까지, 약 안전성에 대한 다소 과한 우려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제약업계는 이번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사고가 국내 의약품 전반에 대한 공포를 심어준 것과 달리 실질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업계에서는 식약처가 문제의 원료의약품으로 제조됐다고 최종 발표한 115개 품목의 시장점유율은 5%도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식약처에 따르면 고혈압 치료제 품목은 총 2690개에 이르는 데다, 대체로 주요 제약사 제품은 115개 품목에서 제외돼 있다.

위해성 여부도 확실치 않다. 식약처는 그간 문제의 원료의약품이 함유된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들에서 발진·가려움·구역질·어지럼증 등 일반적인 고혈압약 부작용만 보고됐을 뿐 특이사항은 없다고 발표했다. 오히려 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는 것이 더 위험하므로 의사와 상담 후 방침에 따를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발사르탄 이슈’는 이전에 불거진 한미약품 신약기술이전 계약 이슈와 닮아 있다. 한미약품 신약후보물질이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수조원대 가치를 인정받은 후 사회적 관심은 극에 달했고, 한미약품 주식은 치솟았다. ‘한미약품’ 키워드는 검색어 상위권 단골손님이었다.

그러나 기술이전 계약조건이 변경되거나 반환되는 등 상황이 반전되면서 한미약품은 마치 지금의 식약처와 같이 비난에 시달려야만했다. 지극히 낮은 신약개발 성공률에 대한 이해도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난무한 수많은 정보는 결국 기업과 사회에 피해만 안겼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가 높아진 이후, 식약처는 살충제 계란 사태와 생리대 유해성 사태 등으로 안전에 대한 국민 알 권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유럽에서 불거진 이번 발사르탄 안전성 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나선 것도 이러한 영향이 적잖았다.

그러나 의약품은 수많은 임상시험을 거쳐 개발되고, 전문가에 의해 다뤄진다는 점에서 일반 소비재나 식품과는 다르다. 같은 질환약이라 하더라도 성분·제조사·제조시기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다르다는 이해가 사회 전반에 깔려 있었다면 ‘환자 복용 거부’가 집단적으로 일어나는 사태까지 나타났을지는 의문이 든다.

때문에 ‘국민이 잘 모르는’ 의약품만큼은 성급한 정보 제공보다는 사회 전반적 이해도부터 고민해야 한다. 115개 품목 확정 후에 발표했더라면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지 의문이라는 업계의 말 역시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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