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특활비 사용기관 아냐…후반기 국회 지급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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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18-07-1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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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 제외한 민주·바른미래·민주평화·정의당 공동주최

9일 오전 서울 국회 정문 앞에서 참여연대 회원들이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와 지출내역 공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는 특활비 사용 기관이라고 볼 수 없다. 2018년 남은 기간 특수활동비 지급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특활비를 사용한) 국회의원들 다 감옥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검찰이 수사하면 다 처벌이 가능하다."

1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특수하지 않은 특수활동비, 폐지인가? 개혁인가?' 토론회에서 나온 성토의 목소리들이다.

이날 토론회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강창일·김상희·박주민), 바른미래당(채이배·하태경), 민주평화당(천정배), 정의당(노회찬·운소하) 의원들이 참여연대와 함께 주최했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특활비가 정말 특수하지 않은 특활비"라면서 "이 부분 개혁하고, 우리 국회가 국민들께 이 적폐를 용이한 것에 대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국회에서 특활비가 왜 필요하느냐"며, 후반기 국회부터 특활비 집행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들이 국회 특활비 폐지 근거로 국회에는 '정보 및 사건수사,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국회 특활비가 비목에 맞지 않게 사용됐고, 국회 특활비 지급이 정률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수당에 가깝다고 입을 모았다.

대법원의 국회 특활비 내역 공개 판결을 이끌어 낸 참여연대의 박근용 집행위원은 토론회에서 국회 특활비의 성격을 면밀하게 설명했다. 

박 집행위원은 공개된 2011~2013년 특활비 내역을 토대로 "정말 의원들도 모를 정도로 치밀하게 분배가 된다"면서 "아주 공평하게 100% 공정하게 배분되는 돈"이라고 비판했다.

박 집행위원의 설명에 따르면, 국회 특활비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교섭단체활동비는 매달 5000만원씩 지급됐다.

먼저 2500만원을 옛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가져간 뒤 남은 2500만원은 각 당의 의석수에 따라 균등하게 지급한다. 비교섭단체도 돈을 받은 것은 마찬가지다.

매달 2500만원씩 지급되는 교섭단체정책지원비 또한 같은 기준에 따라 배분된다.

박 집행위원은 이를 지적하면서 "급여의 개념으로 주고 알아서 잘 쓰라고 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보 및 사건수사와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을 위해 지급되는 특활비가 수당처럼 지급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취지였다.

특히 일부 토론자는 특활비를 받아 쓴 국회의원들이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판례에 비춰 봤을 때 '업무상 횡령'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미나에 참석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특활비를 고유의 목적에 쓴 국회의원은 제가 볼 때 한 명도 없다"면서 "감옥에 쳐넣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정해진 목적에 따라 사용하지 않으면 업무상 횡령이다. 범죄행위에 가담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검찰이 수사할 경우, 다 처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 공동대표는 "국정원 특활비는 그렇게 수사해 처벌하는데 의원은 왜 처벌하지 않느냐"며 "똑같이 정해진 용도에 어긋나게 사용했다. 법 앞의 평등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서복경 서강대 현재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국회 특활비를 폐지하는 것이 입법·행정·사법 등 3부를 재구성하는 일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특활비는 독재정권의 산물이고, 행정부가 독점하고 있던 특활비를 지난 1994년 국회, 지난 2014년 대법원이 '나눠먹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서 연구교수는 "저는 단순히 이 문제를 국회 예산 항목 중의 하나를 없애는 문제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그는 "'국가 전체 특활비의 100분의 1밖에 안 되는 국회를 때려잡아 뭐느냐'는 주장도 나오지만,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 국회라서 그런 것"이라며 "입법·사법·행정을 바로잡는 긴 트랙의 출발점"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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