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폴트 우려에…" 인민은행 '정크본드' 투자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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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7-1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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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중은행 정크본드 투자 위한 MLF 자금 지원

  • AA+ 이하 회사채 투자시 자금 두배 지원

  • 실물경제 지원, 민영기업 자금난 해소 위함

중국 인민은행[사진=아주경제DB]


최근 중국 인민은행이 각 은행에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투자를 늘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무역전쟁, 실물경제 둔화,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정책 등으로 민영기업들의 자금조달난이 가중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가 확산되면서다.

19일 상하이증권보에 따르면 인민은행이 최근 각 은행에 창구지도를 통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로 지원한 자금을 기업 대출과 회사채 매입에 활용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렸다.

특히 인민은행은 신용등급이 'AA+' 이상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의 경우엔 투자액만큼, AA+ 이하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에 투자하는 경우는 투자액의 두 배만큼 MLF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단,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 기업이 발행한 채권에 대해서만 MLF 자금을 지원해준다.

중국 본토 채권시장에서는 신용등급이 AA+ 혹은 그 이하인 기업의 회사채는 사실상 정크본드로 간주하는 게 일반적이다. 인민은행이 자금을 동원해 각 은행에 정크본드에 투자하도록 독려한 것이다. 이는 실물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자료=윈드사]


올 들어 중국 정부의 디레버리징 정책으로 시중 유동성 가뭄이 심화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중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고 실물경제마저 둔화하면서 채권시장에서 기업 디폴트가 빈번하게 발생했고, 자연스럽게 회사채 투자도 위축됐다.

특히 정크본드로 간주되는 AA+ 이하 채권 투자는 거의 씨가 마르면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줄줄이 취소됐다. AA+ 이하 채권 대부분은 민영기업이 발행한 것이다. 사실상 민영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진 셈이다.

이달 5일에도 AA+ 신용등급의 중국 민영 석탄기업 상장사인 융타이에너지(永泰能源)가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원리금 16억500만 위안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했다. 채권 발행은 물론 은행 대출도 어려운 데다가 주식시장마저 불안해지면서 상장사들조차 자금 조달난을 겪고 있는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중소 민영기업의 자금 숨통을 틔워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17일 오후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는 회의를 개최해 각 시중은행에 대출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저당담보물이나 외부 신용평가 의존도를 낮추도록 지시했다.

앞서 인민은행도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 위해 올 들어서만 세 차례 맞춤형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하고, 공개시장조작, MLF, 정책금리 인하 등을 통해 잇달아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 왔다.

지난 16, 17일에도 이틀 연속으로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운영해 모두 3900억 위안(약 65조4000억원)의 순유동성을 공급했다. 17일엔 1500억 위안의 국고현금정기예금 입찰도 실시해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3개월물 낙찰금리는 3.7%로, 3년래 최저치였다. 시중은행이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자금을 대출로 제공할 수 있게끔 은행의 숨통을 틔워준 것이다.

중국 시장조사 업체인 윈드사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회사채 시장에서 기업 13곳이 발행한 채권 25개에서 디폴트가 발생했다. 디폴트 액수는 전년 동기 대비 47.13% 증가한 253억100만 위안에 달했다. 특히 민영기업, 상장사에서 디폴트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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