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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나는 형제를 모른 척할 수 있을까

윤동 기자입력 : 2018-07-19 19:00수정 : 2018-07-20 15:02
김명환 한화생명 경인FA센터 FA

[김명환 한화생명 경인FA센터 FA]


국가의 고령화 정도를 측정할 때 유엔에서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을 본다. 총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가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고령화사회, 2017년에 고령사회가 됐다.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웃나라 일본과 우리나라는 인구와 산업구조가 비슷하다. 일본은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27%를 넘어 초고령사회가 완전히 정착된 모습이다. 약 20년 후의 우리나라가 어떤 문제를 겪을지는 현재의 일본 사회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2015년 일본의 빈곤문제 비영리단체(NPO) 대표 후지타 다카노리가 '하류 노인'이라는 책을 펴낸 후 이 단어는 한국과 일본에서 가난한 노인의 대명사가 됐다. 이 책에서는 일본 노인들이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하류 노인이 될 것이란 불안감을 가졌다고 설명한다.

일본은 60세 이상 노인이 가계금융자산의 약 70%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 그러나 젊은 층이 급감하면서 '연금액 감소'와 평균수명을 따라잡지 못하는 '건강수명' 두 가지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를 보면 산업화를 이끌었던 베이비붐 세대는 1955년생을 필두로 1963년생까지 711만명에 달한다. 맏형이 63세가 됐고, 막내는 55세가 됐다. 향후 노인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의료비 지출 증가, 이에 따른 건강보험료 상승도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벌어지는 일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와 함께 일본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다른 불안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류 노인'이 발표된 이듬해 일본에서는 또 다른 책이 주목을 받았다. 히라야마 료와 후루카와 마사코의 '나는 형제를 모른 척할 수 있을까'가 그 주인공이다. 변변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면서 부모님에게 얹혀 사는 형제를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에 책임져야 하는 '형제 부양' 문제를 다룬 책이다.

일본은 1980년대까지 중산층이 두껍고 빈부 격차가 작은 편이었다. 그러나 거품경제가 붕괴한 뒤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기간 동안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중산층이 무너지고 계층 간 격차가 급격히 커졌다. 여기에 일본 사회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기존의 격차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아예 사회진출을 포기한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가 발생했고, 이들이 나이를 먹어 162만명에 달하는 고립무직자가 된 것이다. 연애에 관심조차 없는 '초식남'이나 '절식남'이 발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행한 말은 '금수저‧흙수저'일 것이다. 일본의 격차문제가 더 이상 남의 일만은 아닌 것이다.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 여기에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5포 세대,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 7포 세대, 더 나아가 포기해야 할 특정 숫자가 정해지지 않고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N포 세대라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하류 노인과 형제 부양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국가적으로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되지 않도록 경기 부양책과 복지를 늘려가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가족 단위의 자구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입시를 위한 사교육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기보다는 부모의 노후 준비를 위한 연금 가입, 경제활동기의 노후 계획 수립 등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세 살 터울의 언니를 언젠가 내가 돌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나이 차이도 많지 않으니 평생 돌보게 될까봐 부담스럽다." '나는 형제를 모른 척할 수 있을까'라는 책에 소개된 일본 도쿄에서 세 자녀를 키우는 워킹맘인 도다씨(48)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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