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스타보다 유튜브·인스타 스타"…기업·인플루언서 동맹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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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8-07-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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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아이패드에 깔린 유튜브 앱. [사진=연합뉴스 제공]

#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한 컨벤션 센터에서 50여명이 단체 미팅을 진행했다. 20분마다 다른 테이블로 자리를 옮기며 상대방과 짧게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를 알아갔다. 다만 이들은 사랑을 찾아 나온 남녀가 아니다. 유튜브 스타와 이들과 광고 협업을 원하는 기업들이었다.

온라인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인플루언서)'을 활용한 '일플루언서 마케팅(Influencer marketing)'이 활발해지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수백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광고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이들은 유명 연예인은 아니지만 SNS 상에서 트랜드를 선도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18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유명 브랜드와 SNS 스타 간 거래 규모는 오는 2020년 100억 달러(약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일부 브랜드는 하나의 스폰서 영상을 위해 수억원씩 지출하고 있다.

 

앤드류 배첼러와 스테판 커리[사진=유튜브]


독일 정수기 업체인 브리타(Brita)는 '킹 바흐(King Bach)'란 이름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배우 앤드류 배첼러가 농구 스타 스테판 커리와 뮤직비디오를 찍는데 투자했다. 영상에는 정기적으로 브리타 정수기를 다시 채우는 커리가 등장한다. 병 대신 브리타 물을 마심으로써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스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돈이 몰리면서 적당한 협업 상대를 찾기 위한 인플루언서와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세계 최대 동영상 축제인 비드콘(VidCon)에서 진행된 단체 미팅이 상대방을 만나기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다.

다만 SNS 스타들은 본인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개발해 시청자를 구축했기 때문에 세심하게 관리 받은 유명 연예인과는 차이가 있다. 때문에 그들은 기존 자신만의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계약을 원한다. 이에 반해 기업들은 창작자들이 도가 지나친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법적 문제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 관리하기를 바란다.

'퓨디파이(PewDiePie)'로 더 유명한 스웨덴 출신 게임 방송 진행자 펠릭스 셀버그는 구독자수 6300만명의 유튜브 스타다. 그가 영상에서 반유대주의 유머 시리즈를 선보였을 때 닛산 등 몇몇 회사들은 그와의 관계를 끊었다. 또 다른 유명 유튜버인 로건 폴은 한 일본 숲에서 나무에 죽은 시체가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 영상을 올린 이후 큰 비난을 받았다. 이에 유튜브 측은 폴을 원래 프로그램 중 하나에서 삭제했다.

이에 기업들은 SNS 스타와 협찬 계약을 맺을 때 도덕적인 조항을 넣고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이 해당 콘텐츠가 부적적하고 판단할 경우 12시간 이내에 관련 영상을 삭제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내용 등이다. 

반면 영상 제작자들은 기존 팬들이 기대했던 요구를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튜브에서 11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패션·뷰티 콘텐츠의 레이첼 탤봇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브랜드와 함께 일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한 회사에서 영상 밑에 제품의 쿠폰 코드를 넣을 것을 요청했지만 그녀는 부적절하다고 얘기했다. 그녀는 "시청자들이 콘텐츠 창작자를 판매자처럼 느끼지 않게 하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네온[사진=롯데백화점]


최근 한국 유통업계에서도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확대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SNS 인플루언서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인플루언서 플랫폼 '네온(NEON)'을 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9월 유명 인플루언서의 패션 브랜드들을 한데 모은 '신세계 브랜드 서울' 행사를 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15일까지 SNS 팔로워 2만명 이상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콘텐츠 공모전 '더 현대 팬페스트'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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