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속 이야기] '안철수의 생각' 1만3000원에서 100원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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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8-07-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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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년 7월 19일 '안철수의 생각' 출간…좌충우돌 정치 행보 속에 6년만에 "정치 일선 후퇴" 선언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12년 7월 19일. '안철수의 생각'이 서점 가판대에 깔렸다. 일반적으로 탈고 후 편집과 교정, 디자인 작업을 거치는 데 한달 정도 걸리지만, 이 책은 탈고 3일 만에 전격적으로 출간돼 출판계에선 전례가 없는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출판사 측에서도 무리한 일정이었다는 것을 자인했을 정도다.

대통령 선거를 5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모두가 '교수 안철수'의 생각이 궁금했다.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던 그는 유력 대선주자 중 한 사람으로 꼽혔지만, 정작 스스로는 출마 여부에 대해 모호한 태도로 일관했다. 관심을 뒷받침하듯 초판 4만부가 순식간에 매진됐고, 3일 만에 12만부가 출고되더니 누적 판매량이 70만부를 넘었다. 

안 교수는 책에서 "학창시절 내내 반장 한 번 못 해보고, 롯데의 열혈 야구팬이며, 조조할인관을 찾는 영화광이자, 파스타를 만들 때 국수 삶는 실력을 뽐내는 평범한 남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는 "달리기도 100m 기록이 15초로 별로 잘 뛰지 못하는데, 장거리 달리기는 거리가 멀수록 더 잘하고 1등을 한 경우도 많다. 이를 악물고 오래 참는 데는 소질이 있는 것 같다"며 장점으로 '장거리 달리기'를 내세웠다. 

자신에 대한 대중의 열광을 "낡은 체제와 미래 가치의 충돌"이라고 해석했던 안 교수는 정확히 두달 뒤 "정치 쇄신에 대한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며 18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장거리 달리기를 잘한다고는 했지만, 정작 '정치인 안철수'는 100m 달리기 선수처럼 보였다. 대선 후보 사퇴를 시작으로, 무소속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는가 했더니 다시 민주당과 손을 잡았다가 놓았다. 지난해 대선에는 국민의당 후보로, 지난 6월 서울시장 선거에는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연달아 3위로 참패했다.

정계 입문 6년 만에 그는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가 표방했던 '새정치'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18일 오후 현재 한 인터넷 서점에 등록된 '안철수의 생각' 중고 매물은 1400여권. 대부분의 판매자들이 책정한 가격은 단돈 1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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