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엔터프라이즈] 두산그룹, '협동로봇ㆍ전지박' 캐쉬카우로 키운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류태웅 기자
입력 2018-07-15 18: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전지박' 연 평균 46% 시장 성장 전망

  • - 협동로봇 연간 2만여대 양산 시작

  • - 연료전지 2년 만에 누적 수주 1조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6월 19일부터 22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열린 '오토매티카 2018'에 참석해 현지 로봇시장 한 딜러업체 대표(오른쪽)와 두산 협동로봇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이병서 두산로보틱스 대표. [사진 제공= 두산그룹.]


과거 소비재 사업 중심에서 중공업으로 탈바꿈한 바 있는 두산그룹이 이제는 미래 사업으로 무게축을 이동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수익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전사적인 디지털 혁신'까지 더해지며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다.

◆두산그룹, 전지박 등 첨단산업 주축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두산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지박 사업'에 진출했다. 두산그룹은 2014년부터 관련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지박은 2차 전지(충전해서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전지)의 음극 부분에 씌우는 얇은 구리막으로, 전기차용 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 가운데 하나다.

앞서 2014년 ㈜두산은 룩셈부르크 소재 동박(銅箔) 제조업체인 '서킷포일'(Circuit Foil)을 인수해 전지박 원천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이후 전기차의 주행거리 향상, 배터리 고밀도화 및 경량화를 위한 고효율 하이엔드(Hi-end) 전지박 제품 설계 및 개발을 완료했고, 이번에 양산에 들어간 것이다.

(주)두산이 전지박 사업에 진출한 것은 '캐쉬카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실제 전기차·배터리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는 전지박 수요가 2018년 7만5000t에서 2025년 97만5000t으로 연 평균 4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규모는 1조원에서 14조3000억원으로 연 평균 46%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4차 산업 시대에 진입하면서 자동차의 스마트화, 자율주행이 이뤄지고 전기차 장려 정책에 따라 관련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우수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럽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한 후 미국, 중국으로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같은 이유로 협동로봇 시장에도 발을 내딛었다. 지난 2015년 두산로보틱스를 설립하고, 2년여간 연구개발을 거쳐 자체기술을 적용한 4개 모델을 내놨다. 현재 경기도 수원에 연간 최대 생산량 2만여대 규모의 생산 공장을 두고 양산에 들어갔다.

협동로봇은 4차 산업 시대의 유망기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주)두산은 이보다 앞선 2014년 새 성장동력으로 연료전지 사업을 낙점하고, 관련 시장에도 진출했다. 연료전지는 화석연료의 연소 없이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적 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발전기로, 대표적인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다.

사업 진출 2년 만에 누적 수주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5월에는 전라북도 익산시에 생산공장을 준공해 연간 440㎾ 용 144대, 총 63㎿ 규모의 국내 최대 연료전지 생산기지를 확보해 추가 수익이 기대된다.

과거 OB맥주 등 소비재 관련 사업을 매각하고 중공업 중심으로 탈바꿈한 두산그룹이 미래 사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제품 다양화해 신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면서 "특히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새 사업에 적극 진출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전환 통해 가속 페달
두산그룹은 미래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기 위해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4차 산업 시대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선 무엇보다 발빠른 경영 대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일까지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적 시도가 있어야 한다"며 "이런 시도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를 위해 두산그룹은 지난해 '최고디지털혁신'(CDO) 조직을 신설했다. 두산그룹 곳곳에 디지털 기업문화를 확산시켜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서다.

실제 CDO는 그룹의 중장기 사업 전략에서 지원부서가 아닌 주요 주체로 참여한다. 사업 개편 및 성장, 수익성 확대를 위해 핵심 역할을 맡게 되는 셈이다.

첫 CDO장에 오른 형원준 사장은 잇달아 두산그룹 계열사 공장을 둘러보며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진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뿐 아니라 두산그룹은 지난 2월 디지털 기술전문위원회도 출범시켰다. 두산 계열사 임직원 8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조직이다. 이들은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서비스, 인공지능(AI), ICT 플랫폼, 공장자동화 등 기술 요소를 도출해 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영진은 미래 사업 재편에 집중하고, 임직원들은 디지털 혁신을 통해 후방지원하는 투트랙 전략이 추진 중인 셈이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올해 신규 진출한 사업들은 그룹의 새로운 도약에 중심축이 될 것"이라며 "사업화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경영 환경과 시장 흐름은 바뀌고 있고, 이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선 디지털 혁신 또한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새 사업 기회를 지속해서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