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302g, 키 21.5㎝…손바닥만한 초미숙아 극적 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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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8-07-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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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주 제왕절개로 태어난 ‘사랑이’, 국내서 가장 작은 초미숙아 생존사례 꼽혀

태어난지 이틀째 된 초미숙아 '사랑이'가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지난 1월 말 서울아산병원 신관 6층 분만장에서 출생 체중 302g, 키 21.5㎝의 국내에서 가장 작은 아이가 태어났다. 성인 남성 한 손 크기만한 이 미숙아 생존 가능성은 1% 미만이었다.

그랬던 미숙아 ‘사랑이’는 169일에 걸친 집중치료와 돌봄으로 극적 소생했다. 이제 사랑이는 3㎏의 건강한 아이가 돼 퇴원까지 했다.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신생아팀(김기수 ․ 김애란 ․ 이병섭 ․ 정의석 교수)은 엄마의 뱃속에서 자란지 6개월 만에 초극소저체중미숙아(이하 초미숙아)로 태어난 여아 ‘이사랑’이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12일 밝혔다.

400g 이하 초미숙아가 생존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사랑이는 국내에서 보고된 초미숙아 생존 사례 중 가장 작은 아기로 기록됐다. 미국 아이오와대 ‘초미숙아 사이트’에 등록된 200여명 중에선 26번째다.

사랑이 엄마 이인선씨(42세)는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에 성공했지만, 임신중독증이 생겨 24주만에 제왕절개로 사랑이를 출산했다.

일반적으로 1kg 미만의 몸무게로 태어나는 미숙아들은 호흡기계, 신경계, 위장관계, 면역계 등 신체 모든 장기가 온전치 않다. 때문에 여러 합병증을 앓게 되지만, 너무 작아 수술조차 할 수 없어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단 몇 방울의 채혈만으로도 바로 빈혈이 발생해 채혈조차 쉽지 않다.

사랑이도 폐포가 완전히 생성되기도 전인 24주 만에 태어나 소생술을 통해 겨우 심장이 뛰었고, 겨우 숨을 몰아쉬는 등 생존 활동이 어려웠다.

그러나 미숙아 괴사성 장염을 예방하기 위한 모유수유 등의 조치로 생명을 이어가 자발적인 호흡이 가능해졌고, 단 한 번의 수술 없이 위기 상황을 극복해냈다.

이씨는 “중환자실 의료진 모두가 사랑이의 아빠·엄마가 돼 사랑이를 헌신적으로 보살펴준 결과”라고 퇴원 소감을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한 해에 태어나는 1.5㎏ 미만 미숙아 수는 3000여명에 달한다. 500g 미만 초미숙아는 최근 3년(2014~2016년) 동안 163명이 출생했다. 생존율은 28%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정의석 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교수는 “손바닥 한 뼘도 되지 않는 사랑이가 가쁜 숨을 내쉬는 모습을 보니 그저 살리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며 “초미숙아가 단 한 차례의 수술을 받지 않고 온전한 생존을 이룬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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