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빚' 때문에 막 내린 AC밀란 구단주 '리융훙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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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8-07-1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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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채 상환 실패해 美 엘리엇이 AC밀란 인수

  • 中 예견된 일이라는 분위기..."인수부터 무리였다"

리융훙. [사진=바이두]


“리융훙(李勇鸿)의 시대가 454일 만에 막을 내렸다”

이제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명문구단 AC밀란의 '전(前)' 구단주가 돼버린 리융훙에 대해 중국 매체들은 이렇게 평가했다.  그가 AC밀란을 인수하기 위해 빌린 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서다. 

이로써 현금 부족으로 유로파 리그에서 퇴출 위기에 놓인 AC밀란은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고 중국 소후 스포츠가 이탈리아 경제 일간지 일 솔레 24 오레를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엘리엇은 AC밀란에 5000만 유로(약 657억원)의 현금을 투입하며 최대 주주의 지위를 확보했다. 폴 싱어 엘리엇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자금 투입으로 AC밀란이 안정을 되찾았지만 앞으로 자금을 더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엘리엇이 AC밀란의 주인이 된 것은 기존의 최대 주주였던 중국인 사업가 리융훙이 엘리엇으로부터 빌린 부채를 상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리용훙은 지난해 4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겸 AC밀란 최대 주주로부터 팀을 7억4000만 유로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엘리엇으로부터 약 3억 유로를 차입했다. 이 가운데 3200만 유로를 지난 9일까지 상환해야 했지만 실패하며 최대 주주’의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중국 내에서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는 분위기다. 인수 과정부터 운영기간 동안 리융훙의 운영능력과 자금원에 대한 의심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러스왕(樂視網)에 따르면 리융훙은 1969년 중국 광둥성에서 태어나 1994년 홍콩으로 이주해 홍콩국적을 취득해 젊은 시절을 보냈다. 그는 홍콩과 중국 충칭을 오가며 왕성한 사업가로 활동하다가 2016년 중국 저장성 후저우에 중∙유럽체육공사를 설립해 AC밀란 인수에 나섰다.

그해 8월 리융훙은 7억4000만 유로(약 9500억원)에 AC밀란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AC밀란의 밀린 채무 2억2000만 유로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 중 우선 2억 유로를 보증금으로 지불했다. 그러나 당시 중국 정부의 해외투자 제한 정책으로 정상적인 인수작업이 미뤄졌다.

AC밀란 인수에 애가 탄 리융훙은 이듬해 룩셈부르크에 투자기구 ‘로소네리 스포츠 인베스트먼트 룩수’를 설립하고 남은 인수작업을 진행했다. 로소네리는 AC밀란에 5000만 유로를 조달하고 엘리엇으로부터 3억 유로의 자금을 차입하며 인수금액을 완납했다.

당시 판공성(潘功勝)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 겸 외환관리국 국장은 “일부 기업이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에서도 해외 축구클럽을 인수하고 있다”며 “이는 비이성적인 투자행위”라며 리융훙의 무리한 인수를 에둘러 비난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파산설’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2월 영국 BBC는 “리 구단주가 부채 청산을 위해 그의 자산을 경매에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리융훙은 당시 이에 대해 “해당보도는 가짜뉴스”라며 “구단과 관계사는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내 자산 상황은 견실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리융훙이 결국 AC밀란 구단주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며 당시 그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게 증명된 셈이다. 소후 스포츠는 “리융훙은 본래 믿을 만한 투자자가 아니었다”며 “454일간 짧았던 그의 꿈 같았던 시간은 끝이 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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