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1호 바이오시밀러’ 유셉트 저가전략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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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8-07-1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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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마티스관절염약 ‘유셉트’로 셀트리온·삼성에 도전장

  • LG생명과학 인수 후 첫 출시작으로 사업전략 평가무대

  • 오리지널 제품과 가격 차이 크지 않아 성공할지 미지수

  •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의약품 시장 경험 없는 것도 부담

LG화학 생명과학연구소 연구원들이 바이오의약품을 분석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LG생명과학 인수로 새 출발에 나선 LG화학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나 성과를 내기까지 적잖은 부담에 시달릴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달부터 류머티스관절염 바이오시밀러 ‘유셉트’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들어갔다. 유셉트는 지난해 1월 그룹 제약사업을 전담해왔던 LG생명과학을 사업부문으로 흡수한 이후 내놓은 첫 제품이다.

앞서 LG화학은 LG생명과학을 자사 사업부문 중 하나로 흡수합병하는 것과 관련, 연구개발·생산 인프라와 기술 등을 공유하는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됨으로써 바이오사업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사실상 유셉트는 LG화학이 강조한 시너지효과를 평가하게 될 첫째 지표가 되는 셈이다. 때문에 LG화학은 유셉트 시장 안착과 더불어 매출 성장 등 성과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유셉트를 통해 오리지널 제품인 ‘엔브렐’이 차지해온 200억원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만만찮다. 앞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내에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형성했지만, 바이오시밀러가 각 치료제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2012년 국내에서 허가됐지만 여전히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레미케이드’ 매출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 시장점유율을 따라잡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레마로체(전 렌플렉시스)'도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 같은 현상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우선 국내에서 류머티스관절염과 같은 중증질환은 대체로 보험급여 산정특례가 적용돼 약값에 대한 환자부담금이 5~10%다. 체중 60㎏ 수준인 류머티스관절염 환자가 레미케이드를 처방받을 때 부담해야 할 월 평균 약제비는 3만8000원 이하다.

바이오시밀러는 비교적 고가의약품인 오리지널 제품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산정특례로 환자부담금이 낮은 경우 바이오시밀러 가격이 미치는 영향은 줄어든다. 또 국내 환자는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 내성 발현과 효과에 민감해 기존에 처방받고 있는 오리지널 약을 쉽게 바꾸지 않으려 하는 경향을 보인다.

해외 시장 진출 시 제품 가격 협상에서 국내 가격이 기준으로 적용되는 것도 원인이다. 셀트리온은 국내에서 램시마 가격을 적극적으로 낮추지 않고 있다. 램시마와 레미케이드의 월 환자부담금은 2000원 차이에 그친다. 이는 가격 경쟁력이 비교적 크지 않고 오리지널이 선호되는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에 주력하는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LG화학은 낮은 가격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앞서 시장을 넓혀온 셀트리온과는 차별화된 전략이지만, 이로써 국내 시장 특성을 극복하고 의미 있는 매출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업전략에서도 부담이 크다. LG화학은 자가면역질환과 관련된 바이오의약품 시장 경험이 사실상 전무하다. 그러나 일본 모치다제약과 유셉트 공동 개발·판매 계약을 맺고 있는 것이 전부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대웅제약·유한양행을 통해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모색하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과거 LG생명과학이 대웅제약 공동판매 전략을 도입해 당뇨병약 ‘제미글로’ 매출을 급격하게 끌어올린 것과도 대조된다. 당뇨병약 시장에서 제미글로는 2012년에 후발주자로 출시됐지만, 연평균 매출성장률 89.7%와 함께 지난해 연 매출액 738억원을 거두는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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