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전쟁] 맞붙는 슈퍼파워 숨죽인 세계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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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8-07-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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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잡하게 얽힌 세계무역 생태계…피해 파급력 상상하기 힘들어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이 예정대로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이 동일 규모의 보복관세로 맞서면서 세계1·2위 경제대국의 총성없는 전쟁이 막을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향후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양국은 물론이고 전세계는 두려움 섞인 시선으로 사태의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

◆ "농가 타격 가장 클 듯" 분석 나와 …"美 무역전쟁 전략 없어"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현실화한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각 산업과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무디스애널리스틱스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의 보복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 주로 살고 있는 중서부 농업지대 (팜 벨트)와 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대(러스트 벨트)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대두 생산과 자동차 등 대표적 피해 품목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디스애널리스틱스는 이번 무역전쟁의 여파로 미국 내에서는 800만명 정도가 피해 대상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장 즉각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대두 생산 농가와 낙농 농가들이 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존 하이스도르퍼(John Heisdorffer) 미국 대두협회 회장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다른 해결책을 찾아주기를 (협회는) 요구하고 있다"면서 "대두는 미국의 1위 수출 농산품이고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대두 시장이다. 25%의 관세가 매겨질 경우 미국 농부들은 큰 타격을 입게될 것이다"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외에서 사과, 오렌지 등 과실 농가와 치즈와 우유 등을 생산하는 낙농업계는 이번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 그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노벨경제학 수상자이기도 한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7일 뉴욕타임스(NYT) 칼럼을 통해 미국보다는 중국의 무역정책이 더 전략적이라고 평가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문제는 현재의 무역이 완성품이 대부분을 차지하던 1960년대처럼 보고 있다는 것이다"라면서 "최근 국가간 무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중간재이며, 이것들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결국 미국 내의 최종생산품에 가격을 높여 경쟁력을 떨어뜨릴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중국은 관세를 대부분을 중간재가 아닌 최종재에 부과하고 있다"라면서 미국에 비해서는 자국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장기화땐 타격 클 것"  
 
무역전쟁 개시에도 불구하고 미국 금융시장은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 6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99.74포인트(0.41%) 오른 24,456.48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 역시 23.21포인트(0.85%) 상승한 2759.82를, 나스닥 지수는 101.96포인트(1.34%) 오른 7,688.39를 기록했다.

비농업 일자리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양호한 수준을 기록하면서 미국 경제가 여전히 양호하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WSJ은 양호한 미국의 경제 환경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벌일 수 있는 재량권을 주었다고 6일 지적했다.  미국의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를 기록하면서, 9년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이후 최저치를 보이는 실업률은 물론 완만한 임금상승 추이도 미국 경제의 큰 지지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담당 국장은 “미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좋다"면서 "무역전쟁을 벌이면 미국보다 중국이 잃는 것이 많다”고 말하면서 자신감을 보였다고 전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는 미국의 양호한 경제 상황이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미·중간 무역분쟁이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당분간 무역전쟁이 불러올 부정적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갈등이 길어질 경우 물가상승 압력을 키우고 이미 상호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세계 무역체계를 크게 뒤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은행은 이제까지 부과된 관세 규모는 미국의 경우 GDP의 0.5%, 중국은 GDP의 0.4%에 불과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될 수는 있지만, 향후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불확실성은 기업투자 및 소비지출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양국간의 무역갈등이 전면전으로 비화되면 중기적으로 글로벌 GDP가 1∼1.5%포인트 줄어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관세부과로 근원 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가 약 0.15%포인트 상승하면서, 성장률은 2년후까지 0.2~0.12%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이 시작한 관세 전쟁이 본격화할 경우 세계 무역 규모는 약 2조 달러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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