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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 "H&B숍 등쌀에 본사 갑질까지" 어느 화장품 가맹점 사장의 고민

이규진 기자입력 : 2018-07-08 18:04수정 : 2018-07-10 09:27
K뷰티 주역, 화장품 브랜드숍 가맹점의 현주소
"본사가 2~3년째 '퍼다주는' 프로모션을 강요하는데 버텨내기 어려워요."

서울 중구에서 화장품 로드숍을 운영하는 가맹점주 A씨(45)는 본사의 과도한 할인 정책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본사가 가맹점에 장기간 할인행사를 강요한 것도 모자라 할인행사 비용까지 떠넘겨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본사와의 가맹 계약상 마진율을 50%에 맞춰주기로 했지만 '끼워팔기' 할인방식으로 실제 마진율은 크게 축소됐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예컨대 이 업체는 ㄱ크림을 6만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본사 할인정책상 이 크림을 사면 5만5000원 상당의 에센스를 증정해야 한다. 가맹점은 상품을 판매가 절반 정도에 들여오지만 각종 할인 및 포인트 정책으로 정작 손에 쥐는 수익은 얼마 안된다. A씨는 "이걸 팔아봐야 남는 수익은 만원 남짓"이라며 "그나마 마진도 포인트로 정산하는데 다음달 발주 포인트를 감안하면 당장 인건비, 월세 낼 돈도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 할인행사만 2~3년째 하고 있는데 여기에 1+1 할인까지 진행하면 부담이 엄청나다"며 "H&B(헬스앤드뷰티)숍들이 우후죽순 생겨나서 장사도 어려운데 원칙적으로 말도 안되는 프로모션을 강요하니 마치 가게 문 닫으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류열풍 K뷰티를 일으킨 주역, 화장품 브랜드숍의 현실이 이렇다. H&B숍 등 화장품 편집숍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맹점주들의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브랜드숍의 연이은 할인 경쟁이 출혈 마케팅으로 번지면서 부담이 고스란히 가맹점에 돌아가기도 한다. 

앞서 B사도 가맹점에 할인행사 비용을 떠넘기고 영업지역을 일방적으로 축소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0억9000여만원을 부과받았지만 법원 판결로 이 중 9억원을 취소키로 했다. C사 가맹점주협의회도 가맹본부가 무리한 사업 확장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기는 내용의 불공정한 거래약정서를 체결했다며 공정위에 제소한 바 있다.

지난해 사드 보복 속에서도 K뷰티는 무역흑자 4조원 돌파라는 기염을 토했다. 2012년 처음 흑자로 돌아선 후 6년 연속 무역흑자다.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대략 270억 달러(약 30조원)이며 최근 7년간 국내 화장품산업의 연간 생산액은 연평균 22%씩 늘어났다. 화장품 생산 업체 수 역시 2012년 1910개에서 2017년 5829개로 급증했다.  

화장품 업계는 K뷰티의 주역인 로드숍 가맹점주들의 노력을 잊지 말아야 한다. K뷰티의 고속성장은 소상공인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상생 차원에서라도 본사는 무리한 할인경쟁 등 제살깎기로 가맹점들을 압박할 게 아니라 그들이 처한 현실을 같이 고민하는 대승적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화장품업계의 성장 이면에는 성장 못지않은 리스크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출혈 경쟁으로 가맹점이 문을 닫는 것을 외면하면서까지 해외 진출이나 스타마케팅에 매진하는 모습은 보기가 썩 좋지 않다. K뷰티의 확산과 새로운 도약이 기대되는 지금, 골목 곳곳 소비자와 최접점에서 땀흘리는 브랜드숍 가맹점들과의 상생을 되새겨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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