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소방수서 감독 후보까지...독이 든 성배 놓지 않은 신태용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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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8-07-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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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팀서 아직 펼치지 못한 자신의 축구 계속 할까?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 경기에서 손흥민이 기성용에게 안겨 눈물을 흘리고 있다. '형님 리더십'을 보여준 신태용 감독이 두 선수를 안아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 축구 국가 대표팀 감독 자리는 ‘독이 든 성배’가 맞았다. 영광스러운 자리인 동시에 혹독한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1년 간 한국 대표팀을 이끌며 벼랑 끝에 섰던 신태용 감독은 또 한 번 도전을 선택했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과 6명의 감독소위원회 위원은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감독 선발을 논의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소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감독을 한 명의 후보로 생각하고 포트폴리오에 들어가 있는 후보들과 경쟁을 붙일 것이다. 인터뷰 과정을 거쳐 새로운 감독 선임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한국 축구를 위해 여러 번 ‘소방수’로 나섰던 신태용 감독은 다시 ‘감독 후보’가 됐다. 지난 29일 대표 팀과 함께 귀국할 당시만 해도 감독을 계속 맡을지에 대한 마음을 정하지 못한 신태용 감독은 후보가 되는 것을 받아들였다.

신태용 감독은 한국 축구가 어려울 때 앞장섰다. 신 감독은 2015년 급성 백혈병에 걸린 고(故) 이광종 감독 대신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맡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으로 이끌었다. 2016년 12월에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안익수 전 감독의 뒤를 이어 20세 이하(U-20)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신 감독은 2017년 5월 한국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본선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7월 4일 성적 부진으로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난 울리 슈틸리케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 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꺾는 ‘작은 기적’을 만들어냈지만, 조별리그에서 1승2패를 기록하며 당초 목표였던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1년이라는 짧은 기간을 감안했을 때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골키퍼 조현우, 문선빈 등 새로운 얼굴들을 발굴해낸 점은 ‘그라운드의 여우’라는 별명다웠다.

월드컵 전부터 수비가 가장 문제라는 평가를 받았고, 김민재, 김진수 등 주전 수비수들이 부상으로 낙마했지만, 월드컵 3경기에서 3골 밖에 내주지 않은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전지 훈련과 평가전 진행 과정 속에서의 이동 문제 등 세부적인 부분들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신 감독에 대한 평가는 다시 대한축구협회로 넘어갔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투혼을 보여준 선수들은 대회 후 ‘대한축구협회가 하나의 철학으로 가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사람의 감독이 바뀌더라도 대표팀의 철학이 흔들리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다. 이제 월드컵까지는 다시 4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유소년 정책부터 시작해 한국 축구의 튼튼한 뿌리를 하나씩 키워나가는 게 어쩌면 감독 선임보다 더 중요한 문제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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