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프라이즈] SH공사, 글로벌 서울 만드는 도시재생·공간복지 전문기업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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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입력 2018-07-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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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9년 도시개발공사로 출범… 자산 23조원 넘는 기업

  • 도시재생 선도기관 위상 구축, 공공디벨로퍼로 거듭나

[강남구 개포로에 자리한 SH공사 사옥]

23조원이 넘는 자산을 지닌 서울시 지방공기업 서울주택도시공사. 자산 규모로만 보면 우리나라 20대 기업군에 속한다. 1989년 2월 무주택 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뎠고, 내년이면 30살이 된다. 애초에 서울특별시도시개발공사로 출범해 2004년 에스에이치(SH)공사에 이어 2015년 지금의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로 불리게 된다.

설립 이래 서울시 주거면적의 5% 규모에 이르는 17.8㎢ 택지를 개발·공급했다. 또 26만 가구의 주택을 지었고, 임대주택 약 20만 가구를 관리 중이다. SH공사는 시민과 함께하는 주거복지 및 도시재생 전문공기업을 표방 중이다. 서울을 사업범위로 하기 때문에 가용택지는 이미 고갈된 상태이며, 택지개발 부지를 활용한 주택 건설도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1989년 1월 열린 개청식에서 당시 고건 서울시장(왼쪽)이 현판을 달고 있다.]

◆서울시 도시발전을 위한 여정

SH공사는 1987년 직선제로 당선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주택 200만 가구 건설공약에서 비롯됐다. 1980년대 경기호황에 편승해 부동산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를 안정시키려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전국에 200만 가구의 주택을 짓겠다고 했다. 당시 서울의 총 주택 수가 200만 가구가량이었는데 이를 5년 안에 두배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서울은 전체 200만 가구 중 40만 가구가 목표로 설정됐다. 당시 시영아파트를 짓던 서울시 종합건설본부의 건설 역량이 연간 1500~3000가구에 불과했다. 정해진 기간 내 엄청난 물량을 공급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이때 별도의 전담조직 설립이 요구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물론 전국 단위의 택지개발과 주택건설을 맡은 옛 한국토지공사나 대한주택공사가 있었다. 그렇지만 서울시 입장에서는 시의 정책을 직접 반영하고 택지개발 및 주택건설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서울지역 도시 인프라 구축에 활용코자 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 산하에 지방공기업 형태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1989년 SH공사를 발족시킨 것이다.
 

[1993년 1월 진행된 가양지구 영구임대 청약저축가입자 접수 현장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다.]

◆주거복지서비스 전문기업 실현

서울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1~2인 가구 증가와 청년실업 등의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이와 함께 급격한 부동산가격 상승 등으로 서민, 특히 청년들의 주거불안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향후 5년간 서울시 전체로는 24만 가구의 공적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이 가운데 SH공사가 약 9만 가구를 담당하게 된다. 여기서 절반가량은 청년·신혼부부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임대주택의 운영 적자가 심화되는 건 풀어야 할 문제점이다. SH공사 공공임대주택은 시중가의 25% 수준이다. 임대료는 2004년부터 14년 동안 한 차례(2011년) 5% 인상하는 데 그쳤다. 당장 현실화가 시급하다. 2012~2016년 공공임대사업 손실은 1조6000억여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를 보완할 수익 측면의 대책이나 정부의 지원은 없는 실정이다. 이 상태라면 임대주택을 늘리는 데 영향을 줘 입주대기자들에게 상대적 불이익이 예상된다.

서울시나 SH공사의 재정은 한계가 매우 뚜렷하다. 이 때문에 민간에서 재원을 끌어오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공공주택사업자에 대한 대출은 현 제도 하에서도 가능하므로 시민펀드를 조성, 펀드가 SH공사에서 설립·운영하는 서울리츠에 대출투자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역세권 청년주택을 비롯해 사회·공동체주택 등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민간의 리스크를 낮추고자 한다. 이외에 역세권 청년주택을 리츠가 사들여서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서울시와 함께 검토 중이다.
 

[공사 관계자들이 은평구 진관동 일대에 조성되고 있는 은평뉴타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도시재생 선도기관 위상 구축

서울에는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대규모 땅이 턱없이 부족하다. 연장선에서 슬럼화되고 있는 도심지역을 되살리는 게 중요하다. 그 실천 전략이 바로 도시재생이다. 당장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하는데 나대지가 부족하다. 그러면 도시재생으로 공급지를 확보할 수 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임대주택 공급 확충과 도시재생은 상호 보완관계에 있다는 게 SH공사의 설명이다.

도시개발은 과거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다시 세우는 전면철거 방식에서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을 회복하고, 공동체를 형성해가는 '사람 중심의 도시재생'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SH공사는 이제 지역만의 특성에 맞는 개발과 민간자본 유치, 리츠 도입 등 첨단기법을 동원한 맞춤형 도시재생을 벌이고자 한다.

저층주거지 재생은 SH공사가 가장 역점적으로 진행 중이다. 낡은 저층의 주거지에서 기존 공간 내 도시조직을 유지하면서도 동일 면적의 각종 공동편의시설을 갖출 수 있는 대안적 정비모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른바 '서울 미래 주거 모델'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10분 동네'를 표방하고 있는 이 모델의 방향은 개방형 단지 범위를 반경 200~400m 이내로 설정한다. 장기적 비전은 서울시와 자치구, SH공사 등 여러 주체가 머리를 맞대 마스터플랜을 수립한다. 또한 개방형 단지 안에 어린이집, 작은도서관, 기타 주민공동시설 등을 우선적으로 배치한다.
 

[스마트시티 중심지로 변화하는 있는 강서구 마곡지구의 2017년 개발 모습.]

◆지속가능 경영체계 완성한다

도시기능의 고도화 및 도시활동 다양화를 위한 압축도시(Compact City) 조성,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새로운 도시공간 창출에도 역량을 쏟는다. 정비사업의 한계를 넘어 지역주민과 공공이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해 개발하고, 장기간에 걸친 지역관리와 개발이익 지역환원 및 재투자가 공공디벨로퍼의 핵심이다. SH공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다. 현 세텍(SETEC) 부지와 동부수도사업소 부지를 묶어 대형전시장이 포함된 복합콤플렉스로 탈바꿈시키는 게 공공디벨로퍼로의 위상을 다지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SH공사는 스마트시티 건설에도 앞장선다. 첨단산업과 주거가 더해져 친환경·복지도시로 계획된 마곡지구가 대표적이다. 기존 유비쿼터스 도시(U-City) 구축사업을 통해 공공정보통신망, 도시통합운영센터 등의 도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서울식물원과 마곡광장 인근을 중심으로 시민체감형, 에너지, 환경, 복지 등 단기구현 서비스의 시범존을 만들 예정이다.

SH공사 윤진호 미래전략실장은 "전 세계적으로 급속한 도시의 노후화 대비 및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스마트시티를 채택하는 추세다. 우리 공사 또한 정부·서울시의 정책과 연계해 정보통신기술로 도시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며 "시민이 스마트시티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빅데이터 활용기반 확보로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다"고 말했다.
 

                                                 [SH공사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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