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 사태’에 고개숙인 박삼구 회장… “입 열개라도 할 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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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신 기자
입력 2018-07-0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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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임의혹은 강하게 부인… 사망한 협력사 대표에는 “도의적 책임 느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논란이 된 '기내식 대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최근 아시아나항공에서 발생한 '기내식 대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했다.
박 회장은 4일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국민여러분께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로 인해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사태가 발생한 지난 1일 연세대 칭따오 병원 착공식이 있어 총동문회 자격으로 참석했다가 어제 돌아왔다”며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 못한 데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경위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납품 지연으로 지난 1일부터 항공기가 대거 지연되는 사태를 겪고 있다.
박 회장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납품업체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발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5년간 LSG스카이쉐프로부터 기내식을 공급받아왔는데 기내식 단가와 생산원가 공개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지난달 말을 기해 해당업체와 계약을 종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하이난항공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이달부터 기내식을 공급할 방침이었는데 완공을 앞두고 발생한 공장 화재로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부랴부랴 임시 공급업체를 선정, 기내식을 공급하기로 했는데, 이 업체가 공급을 담당한 첫날부터 대규모 혼선이 빚어졌다.
박 회장은 “경영진이 사태를 예측하고 준비하지 못해 고생을 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해서도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박 회장이 비교적 빠르게 사과를 하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승객과 직원들의 불만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데다, 기내식 납품업체 변경에 앞서 기존 업체인 LSG에 금호홀딩스에 투자할 것을 강요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적극 반박했다.
그는 “LSG와의 계약은 IMF 때 체결한 것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했다”며 “특히 지분을 20%밖에 확보하지 못해 경영에 있어 의사권을 전혀 갖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5년 간의 계약을 마무리하고 지난달 말 더 유리한 파트너로 게이트고메를 선택한 것”이라며 “40%의 지분을 확보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강화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게 계약했다”고 덧붙였다.
게이트고메를 소유한 중국 하이난그룹이 금호홀딩스에 투자한 것과 관련, 배임 의혹이 일고 있는데 대해서는 “하이난그룹의 투자는 기내식 사업과는 완전 별개의 사안”이라고 잘라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 2일 기내식의 포장을 담당하는 한 협력업체 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서도 사죄의 뜻을 밝혔다.
그는 “해당 업체는 캐이터링 업체의 협력사로 아시아나항공과 직접 협력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협력회사 대표께서 불행한 일을 당한 점도 무척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유족들게 깊은 사과의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기내식 대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전일(4020원) 대비 0.12% 하락한 4,015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오는 6일과 8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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