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 나집의 몰락..1MDB 관련 배임·권력 남용으로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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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07-0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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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레이 검찰, 나집 전총리 1MDB 비리 의혹으로 기소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전 총리[사진=AP/연합]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재임 시절 천문학적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와 관련, 결국 재판에 서게 됐다. 5월 총선 패배로 권좌에서 쫓겨난지 2개월 만이다. 

B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3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비자금 특별수사팀의 성명을 인용, 나집 전 총리가 국영투자회사 1MDB와 관련해 3건의 배임과 권력남용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최대 형량은 20년 징역형이다. 

그는 3일 오후 수도 쿠알라룸푸르 자택에서 체포됐다가 하룻밤이 지난 4일 오전 100만 링깃(약 2억8000만원)을 내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나집 총리는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국영투자회사 1MDB를 세운 뒤 돈세탁을 통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2015년에는 1MDB의 자회사인 SRC인터내셔널에서 나집 총리의 개인계좌로 약 7억 달러가 무단 송금된 정황이 포착된 바 있다. 그 외 수십억 달러 자금의 행방도 묘연하다.

나집 총리 재임 시절에도 1MDB 비자금 수사가 진행됐지만 무혐의로 수사가 종결됐다. 나집 전 총리가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무성했다. 실제로 그는 수사를 총괄하던 법무장관을 경질했고 비자금 사건을 주도적으로 보도한 신문의 면허를 취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총선을 통해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가 정권을 잡은 직후 수사가 재개됐다. 총선에서 야권연대를 이끈 모하맛 총리는 나집 전 총리를 적폐로 지목,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 

수사의 칼끝은 곧장 나집 전 총리를 향했다. 지난 6월에는 나집 총리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는데 10억 링깃의 현금 뭉치를 비롯해 각종 보석과 명품이 쏟아져나왔다. 말레이시아 경찰에 의해 압수된 물품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다. 

나집 총리는 1MDB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한다. 3일 나집 총리의 지지자들은 법원 앞으로 몰려들어 나집 총리의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요 외신들은 1MDB 사건을 역대 최대 규모의 비자금 사건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미국, 싱가포르, 스위스는 1MDB 스캔들을 독자적으로 조사했고 수상한 돈이 나집 총리 가족들을 위한 보석, 저택, 미술품, 요트 등을 구입하는 데 이용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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