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브레인]티렉스 버거 개발 임지영 롯데GRS 책임 “신동빈 실험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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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07-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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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영 롯데GRS 상품개발팀 책임이 햄버거 개발실에서 티렉스 버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롯데GRS제공]



“저희한테 ‘치맥(치킨+맥주)’는 금기어에요.”

최근 서울 남영동 롯데리아 매장에서 만난 임지영 롯데지알에스(GRS) 상품개발1팀 책임의 말이다. 2018 피파 월드컵 대한민국 대 독일전을 앞두고 응원에 빠질 수 없는 치맥이 금기라니, 안타까워하는 찰나에 임지영 책임은 말을 이었다.

“하도 많이 먹어서 그렇죠. 티렉스(T-REX) 버거 만들면서 치킨이란 치킨은 거의 매일 먹었어요.”

롯데GRS는 롯데리아와 빌라드샬롯, TGI프라이데이 등 롯데그룹의 외식사업을 담당한다. 그중에서도 임 책임이 속한 상품개발1팀은 햄버거 신제품을 만드는 곳이다.

상품개발팀은 새로운 메뉴가 나오면 먹어보고 소스부터 패티까지 낱개로 시식한다. 화제가 되는 제품이 있으면 경쟁사 제품도 가리지 않고 사다 먹어본다. 개발팀 모두 삼시세끼에 간식까지 햄버거, 치킨은 기본이다. 느끼한 제품 다음에 맵거나 담백한 것을 배치해 속이 부대끼지 않도록 순서를 구성하기도 한다.

출시 2주 만인 지난달 20일까지 140만개가 팔려나간 티렉스 버거는 약 300번의 시식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팔려나가는 속도만 보면 2016년 ‘모짜렐라 인 더 버거’를 내놓았을 때만큼 분위기가 좋다.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을 따지는 ‘가심비’ 소비 트렌드를 지향해 버거의 중심인 패티 크기를 키우고 판매가를 단품 3500원으로 맞춘 게 주효했다.

“입사 이래 이렇게 높은 원가율은 처음이다. 롯데리아에 3000~4000원대 제품이 적다 보니 영업팀에서도 가맹점협의회에 제품을 싸들고 다니며 설득했을 정도다.”

티렉스 버거는 빵보다 큰 치킨 통 다리살 패티가 특징이다. 닭 한 마리 크기가 워낙 다양해 정량화하긴 어렵지만, 최소 크기 기준만큼은 확실하게 정해두고 있다. 패티가 크게 나오는 것은 괜찮지만 작으면 티렉스 버거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작은 닭의 경우에는 닭다리 하나에서 티렉스 버거 패티 하나밖에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제품의 원가가 높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때문에 내부의 반대도 있었지만 올해 초 취임한 남익우 롯데GRS 대표는 과감하게 밀어 붙였다. 남 대표가 제품을 직접 먹어본 후 확신을 가진 것 같다고 회사 관계자는 귀띔했다.

제품 하나에도 가장 중요한 맛부터 원가, 가맹점주 이익까지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이 상품개발팀이다. 생물학을 전공한 임 책임은 롯데리아 연구소에서 상품개발팀으로 파견된 1호 사례다. 그는 “연구원도 마케팅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제안에 선뜻 자리를 옮겼다. 임 책임은 버거 만드는 일이 너무 재밌다며 미소 지었다.

임 책임은 “불고기·새우·핫크리스피버거 등 소비자들이 사랑하는 인기제품 상위 반열에 티렉스 버거가 이름을 올렸으면 좋겠다”면서도 “이전까지 나왔던 롯데리아 버거와는 다르다는 평가도 동시에 받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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