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윤옥 여사, 한식 책 제작사업에 MB 사진기사 지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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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현상철 기자
입력 2018-07-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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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사진기사, 한식재단에 책 제작비 13억원 제시

  • ‘김윤옥의 한식이야기’, 사진 한 장에 2000만원

[연합뉴스]
 

‘김윤옥의 한식이야기’의 책 제작비가 당초 13억원이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책자에 들어가는 사진의 가격으로는 장당 2000여만원이 제시됐다. 이는 영부인의 손 주름을 없애는 사진보정(포토숍) 비용까지 추가된 금액이다. 책자 번역과 검수에는 외교부 공무원이 동원되기도 했다.

한식세계화 사업과 관련이 있는 전‧현직 공무원과 산하기관 임직원은 9년 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며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이들은 MB 정부가 국민 혈세로 ‘영부인 띄우기‘에만 치중한 나머지 한식세계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관련기사 본지 6월29일자 1면 참조>

이들에 따르면, 김윤옥 여사는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한식세계화 사업에 공모절차를 무시하고, 특정 인물을 개입시켰다.

김 여사가 본인의 한식 책 제작 사업자 선정 전에 청와대에서 “A씨가 사진을 잘 찍는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진기사인 A씨를 직접 지명했다는 것이다.

이후 A씨는 농림수산식품부(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재단(현 한식진흥원)에 ‘김윤옥의 한식이야기’ 책 제작비용 약 13억원을 제시했다.

전 담당 공무원인 B씨는 “그 책에 50여장의 사진이 들어가는데, (A씨가) 장당 2000만원 정도를 요구했다”며 “김윤옥 여사의 손 주름살 제거 등 포토숍 비용까지 들먹였다”고 말했다.

사진 한 장이 2000만원인 이유는 A씨 나름의 계산법이 있기 때문이었다.

또 다른 담당 공무원 C씨는 “이 책에 쓰이는 사진은 인물뿐 아니라 사물(음식)이 포함돼 있고, 사진보정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더군다나 자신이 대통령 포스터 사진을 촬영한 사진기사라는 경력이 있어, 장당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A씨가 주장했다”고 귀띔했다.

통상 국회의원 등 선거용 포스터 사진 가격은 8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식재단에서 이 사업을 맡았던 담당자 D씨는 “한식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A씨는 인물사진 경력밖에 없는데다 예산이 너무 많이 든다”고 항의하다 수차례 청와대로 불려갔다고 한다.

“터무니없는 사업계획”이라며 항의하는 한식재단과 “청와대에서 결정한 사안을 한식재단이 막고 있다”는 A씨의 잦은 마찰로, 김윤옥 여사의 책 제작비는 3억여원으로 깎이며 일단락됐다. 이후 정운천 초대 한식재단 이사장의 만류로, 책 제작비는 결국 1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사진은 A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 찍었다는 주장도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 책 제작에 참여한 사진기사는 A씨였지만, 고령의 나이로 손 떨림이 심해 정작 사진은 그의 아들이 대부분 찍었다”고 진술했다.

번역과 검수를 위해 외교부 공무원까지 동원된 적도 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김윤옥의 한식이야기는 2010년 G20 정상회의 때 정상들에게 선물로 주어졌다”며 “이를 위해 영어 번역과 검수에 외교부 직원이 동원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윤옥의 한식이야기’는 한식 조리법부터 김 여사가 청와대에 들어갈 때 장독대를 옮긴 일 등 음식과 관련된 일화 등이 담겼다.

이 책은 일반 판매가 주된 목적이었지만, 영부인 개인의 책을 정부예산을 써가며 제작했다는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외국 정상 선물용 등 비매품으로만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식재단은 한식세계화를 목표로 2010년 출범했다. 김 여사는 한식재단 출범과 함께 명예회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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