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복준호 이지스운용 개발투자부문 대표 "연기금·외국인이 찾는 부동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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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8-07-0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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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발부터 준공 이후까지 자산가치 유지

  • 분야별 전문가ㆍ공동투자로 위험 낮춰

복준호 이지스자산운용 개발투자부문 대표는 2일 본지와 만나 "지금보다 나은 생활 환경을 원하는 욕구가 강해졌고, 우리는 기존 공간을 재창조하는 작업으로 이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연기금과 외국인 투자자가 모두 선호하는 부동산 자산은 한정돼 있다. 우리는 개발을 통해 이런 자산을 직접 만드는 역할을 한다."

2일 만난 복준호 이지스자산운용 개발투자부문 대표는 지금 맡고 있는 일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현재 개발사업에 4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전체 운용자산(20조원) 가운데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개발투자라는 말은 낯설 수 있다. 일반적인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는 상업용 건물에 투자해 임대운영으로 수익을 낸다. 이에 비해 이지스자산운용은 개발부터 준공 이후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자산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역할도 맡고 있다. 처음 토지를 확보할 때부터 고민해야 하고, 설계나 시공 관련 인·허가도 하나하나 들여다봐야 한다.

◆개인으로 투자기회 확대

이지스자산운용은 기관 투자자 위주로 이뤄져온 부동산 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개인에게도 제공한다.

회사는 2016년 서울 인사동 '쌈지길'을 투자해 개발을 진행해왔다. 쌈지길은 지상 4층·지하 2층짜리 본관과 지상 2층·지하 1층짜리 별관으로 나뉘어 있다. 여기에는 기관 투자자가 아닌 고액자산가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얼마 전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건물과 주변 부지를 사들이기도 했다.

해외 투자자가 이지스자산운용을 찾는다. 복준호 대표는 "역으로 생각하면 외국계 기관이 국내에 투자하려고 우리를 찾아오는 이유도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위험을 알고 있고, 위험을 극복해왔다"고 말했다.

◆물류센터는 새 사업 모델

요즘 국내에서는 물류센터 관련 부동산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거침없이 성장해온 반면 이를 뒷받침할 물류센터는 턱없이 부족하다. 물류센터를 준공하기 전부터 창고를 사두거나, 아니면 직접 건설해 임대 또는 매각하는 투자 유형까지 등장한 이유다.

얼마 전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내 기관 투자자와 함께 경기 용인시 '양지복합물류센터'를 선매입했다. 임차인은 CJ대한통운으로 물류센터를 80%까지 사용하기로 했다.

전체 매입가는 4100억원 규모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를 '코어플러스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해 모았다. 기관이 상당액을 출자했고, 금융사도 대출에 나섰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인천 영종도 스카이로지스코리아 항공물류센터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현재 해외 투자자 다수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준호 대표는 "물류센터 임차인은 다양한 조건을 요구한다"며 "선호하는 입지는 물론이고 건물 층고나 설계 효율성을 꼼꼼히 따져보기 때문에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도시 바꾸는 민관합동 PF

민관 합동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도시를 변신시키고 있다. 공공기관이 토지를 제공하면 민간 사업자는 자금을 대는 식으로 대규모 단지를 조성한다. 관련시장이 꾸준히 커지면서 이제는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마다 참여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17년 '판교 창조경제밸리 특별계획구역(아이스퀘어) 건설사업' 민간사업자로 GS리테일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이지스자산운용도 포함됐다. 아이스퀘어에는 광장과 콘퍼런스·전시, 업무·상업, 주거·문화 시설이 들어선다.

복준호 대표는 "이제 아파트를 한 채 팔더라도 생활 환경을 제대로 조성해야 한다"며 "이런 요구를 따라가지 않으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사업 성패를 가르는 요소에서 파트너를 빼놓지 않는다. 복준호 대표는 "한 회사가 모든 영역을 맡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분야별 전문가가 위험을 관리하고, 해결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공동개발로 사업위험 분산

부동산 개발은 상대적으로 '고위험·고수익' 투자에 익숙한 외국계 기관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기존 부동산펀드는 건물을 사들이고 임대해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돌려준다. 이에 비해 부동산 개발은 토지에 직접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더 큰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

복준호 대표는 "위험을 낮추려면 재무적 투자자(FI)와 건설사, 임차인이 협업해야 한다"며 "즉, 이런 공동개발이 위험을 분산시켜준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이지스자산운용은 2017년 영국계 기관 투자자와 함께 서울 관훈동에 위치한 대성산업 본사 부지를 삼성화재로부터 사들였다.

현재 이곳에는 13층 규모로 호텔·쇼핑몰을 포함한 복합시설이 지어지고 있다. 저층부에 들어설 상업시설은 GS리테일에서 운영을 맡는다. 역시 GS그룹 계열인 파르나스호텔은 6~13층에 입점하는 호텔사업을 관리하기로 했다.

다시 정리하면 사업 초기에는 외국계 자금이 토지를 사고 건물을 세운다. 임차인을 모두 구하면 다시 국내 기관이 펀드를 통해 사들이고, 이러는 과정에서 투자금 회수와 수익 분배가 이뤄진다.

연기금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하기를 바란다. 당연히 선택할 수 있는 부동산 관련 상품은 한정적이다. 개발 단계별로 나누어 투자자를 구하는 이유다. 전통적인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은 6~8% 수준이다. 그래도 과거보다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국내 기관도 늘고 있다.

복준호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도 해외처럼 투자전략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이제는 국내 기관도 개발 사업에 큰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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