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숙의 글로벌기업 톺아보기] 승리의 여신 날개 단 나이키…무역전쟁에도 버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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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8-06-3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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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이키 스포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 용품 브랜드 나이키(nike). 전세계인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승리의 여신 니케(nike)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1964년 블루리본스포츠 회사에서 출발한 이 기업은 1970년 나이키라는 이름을 얻는다. 이후 지금도 사랑받는 코르테즈 운동화를 비롯해 수많은 히트 상품들을 만들었다. 승리의 여신의 날개를 형상화한 로고로 유명한 나이키는 이름 값에 걸맞게 지난 반세기 동안 스포츠 용품 업계에서 끊임없는 '승리'를 거두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단위: 달러, 자료:Investing.com [그래픽=윤은숙 기자 ]



◆ 뛰어난 마케팅과 시장을 읽는 감각에 최강 브랜드 유지 

29일(이하 현지시간) 최근 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나이키의 주가는 무려 11.1%가 치솟았다. 주가는 79.68달러를 기록하면서 80달러에 근접했다. 전 거래일인 28일 나이키의 주가는 71.70달러였다. 올해 들어서 나이키의 주가상승률은 무려 27.39%에 달한다. 

28일 발표된 나이키의 2018년 회계 4분기의 실적은 지난 분기에 이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양호한 수준이었다. 순이익은 전년동기에 비해 10% 성장하면서 1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상품 판매 외에도 미국 정부의 감세 혜택으로 이익은 크게 늘었다. 매출은 13% 늘어난 98억 달러를 기록했다. 주당순이익(EPS) 역시 69센트를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치인 64센트를 훨씬 웃돌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지난 3분기에도 나이키는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 호조를 기록하면서 시장을 우호적으로 만든 바 있다. 

나이키는 또 향후 4년간 15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 상승에 더 힘을 실었다. 한편 나이키는 이번 분기 실적 호조는 1년 전에 비해서 무려 41%가 성장한 디지털 부문의 덕이 컸다고 밝혔다. 

1980년 뉴욕증시에 데뷔한 나이키는 전 세계에서 4만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미국의 우량 기업만 들어갈 수 있는 다우존스지수에 이름을 올리면서 입지를 더 단단히 했다. 

나이키는 마이클 조던과 같은 당대 스포츠 스타들을 이용한 마케팅을 비롯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면서 동시에 저스트 두 잇(Just Do it)과 같은 감각적 광고 문안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문가들은 나이키는 에어 쿠션 등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통해 고객 요구에 호응하는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발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나이키는 지난 3월 고객 데이터 분석 전문회사 조디악 인수를 발표했다. 고객들의 요구를 좀더 자세히 읽어내겠다는 것이다. 나이키는 성명에서 "고객에게 더 빠르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밝히면서, 직접적 고객 공략에 공을 들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온라인 시장 확대도 나이키의 호실적에 영향을 주었다. 미국에서 온라인을 통한 구매 비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이키도 유통업체에 의존하던 기존 판매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판매(DTC, Direct-to-Consumer)’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면서 니즈를 파악, 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얻고 불평을 직접 해결해 고객 충성성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70달러 넘어서면서 가격 다소 부담···무역전쟁 전운 고조가 가장 큰 변수 

지난 1년 나이키 주가는 28일 기준으로 49.86%가 올랐다. 1년여 전에는 50달러 대였던 나이키 주가는 최근 70달러 대에 안착한 뒤 80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1주당 가격이 70달러가 넘어가면서 나이키의 향후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갈리고 있다.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여기에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가열되면서 주가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다소 줄어들었다. 

미국의 투자전문매체인 시킹알파의 분석가인 니콜라스 워드는 최근 '이제 나이키를 팔 때가 된 것인가?'라는 제목의 분석을 통해 나이키가 지나치게 가격이 올랐다고 주장했다. 물론 비교적 배당금이 높은 주식이기 때문에 팔기는 아쉬운 면도 있지만, 그러기엔 가격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다. 

워드는 "나이키는 장기적 성장에 있어서 다른 어떤 회사보다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트렌드를 읽는 데 매우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무작정 지금 나이키를 사거나 들고있으라고 주장하기에는 다소 힘들다"고 지적했다. 

자유무역에 대한 위협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40%가 넘는 가격 상승을 이룬 것은 주목할 만하지만, 중국과 미국이 관세로 서로를 위협하는 지금 나이키 매수를 섣불리 권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 전문가들은 2019년에는 나이키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보고있으며, 내년 예상 EPS 평균은 2.69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간 주당 수익에 비해 주가는 30배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10월 이후로 가장 높은 것이다. 그만큼 나이키 주식의 가격이 실적에 비해 비싸게 팔린다는 것이다. 

중국 시장의 비중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무역 갈등은 나이키가 맞닥뜨린 가장 큰 위험 요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에 대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으며, 중국도 맞불을 놓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 기업인 나이키는 중국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투자전문 매체들은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 나이키 등 중국 의존 비중이 큰 기업들의 주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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