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이야기] '난민 논란' 예멘, 모카커피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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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8-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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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멘 모카 마타리, 세계 3대 커피 중 하나

예멘 모카항[사진=위키피디아]

수 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새로운 '중동의 화약고'로 떠오른 예멘은 커피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가다. 예멘은 서구 커피 문화의 고향으로 알려진다.

예멘의 모카는 홍해 연안에 위치한 항구 도시다. 15~17세기 이 항구를 통해 커피 무역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커피 문화가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확산됐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모카 커피'가 여기서 유래했다.

예멘에서 재배되는 커피는 다크 초콜릿 맛이 강한 것이 특징인데, 초콜릿 시럽이 들어간 커피 음료에 '카페모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도 이 때문이다.

커피를 볶는 로스팅 기술도 예멘에서 처음 생겨났다는 설이 있다. 예멘 지도자들이 커피 종자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커피콩을 볶아서 수출하도록 했는데 여기서 로스팅 기술이 발전했다는 주장이다.

예멘 모카 마타리는 하와이안 코나, 자메이카 블루마운틴과 함께 세계 3대 커피로 꼽힌다. 이 가운데서도 예멘 모카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예멘 모카 마타리는 예멘 산악지대인 배니 마타르 지역에서 생산된다. 이 지역에서 자라서 모카항을 통해 수출됐다고 해서 예멘 모카 마타리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대부분 자연에서 경작되고 가공 방식도 전통 수작업으로 이뤄져 생두의 모양이 불규칙하고 로스팅한 이후에도 원두 색깔이 제각각이다. 또한 기계를 활용하는 남미, 아프리카 등 다른 커피 생산국들보다 생산량이 적다.

예멘 모카 마타리는 세계적인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가 사랑했던 커피로 유명하다. 고흐의 팬들은 그와 소통하는 길은 마타리를 마시는 길밖에 없다고 말하며 이를 즐겨 마시고 있다.

커피 문화의 발상지인 예멘은 3년 넘게 이어진 내전으로 고통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수니파 정부군과 후티 시아파 반군의 갈등으로 2014년 내전이 발생했다. 사우디가 이끄는 수니파 동맹군은 정부군을 지원하기 위해 2015년 3월부터 내전에 개입했다.

이후 3년간 계속된 폭격과 교전 등으로 1만명 이상이 숨졌다. 인구의 70%인 2000만명이 끼니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고, 700만명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전을 피해 28만명의 난민이 쏟아져 나왔다. 국내에도 최근 예멘인 500여 명이 제주도로 들어와 난민 신청을 냈다.

과거 세계 최대 커피 수출국이 참혹한 전쟁으로 인해 난민 수출국으로 전락한 것이다.

 

제주에 입국한 예멘인들이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한국 생활과 법에 대해 교육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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