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러시아에 4800억원 베팅… 마지막 조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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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구 기자
입력 2018-06-2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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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러시아 경제 개발 무역부에 특별투자계약 신청서 제출

  • - 현대차 관계자 "아직 협상중인 상황"

지난 2016년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앞줄 왼쪽에서 셋째)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현대차 러시아공장을 방문해 소형 SUV 크레타의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270억 루블(약 4800억원)을 투입, 1.6ℓ급 승용 엔진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부지 확보에 이어 투자 금액까지 제시함으로써 사실상 마무리 조율만 남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러시아 경제개발무역부에 특별투자계약(SPIC) 신청서를 제출했다.

특별투자계약에 따르면 현대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200헥타르(200만㎡, 축구장 200개 면적)의 엔진 공장 부지를 마련했다. 이 공장은 2021년 완공 예정이다. 1.6ℓ급 엔진을 연간 15만개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만들어진다. 현대차는 이곳에서 생산한 엔진을 러시아 현지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차종에 투입할 계획이다. 총 투자금액은 270억 루블이다.

현재 현대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연산 20만대 규모의 자동차 조립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현지 맞춤형 모델인 쏠라리스와 글로벌 소형 SUV 크레타, 기아차 리오 모델 등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는 23만5000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번 투자계약 신청이 러시아 정부 승인을 한시라도 빨리 통과하길 바라고 있다. 현대차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관련 특혜계약이 올해 말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특별투자협약제도를 통해 최장 10년에 걸쳐 각종 세제 혜택(송금세, 토지 및 천연자원 이용세, 수출입 관세 등)과 저금리 대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부품 현지화율이 60%에 달하는 외국계 기업에는 관세도 환급해 주고 있다.

이에 현대차에서는 이달 초부터 이원희 사장을 비롯해 고위급 임원들이 러시아를 연이어 방문, 현지 정부 담당자와 만나 투자계약 신청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 역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길에 함께했다.

문제는 러시아 측에서 엔진 공장 외에 주요 부품 설비 투자도 추가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러시아에선 경제특구인 칼리닌그라드 지역에 현대차가 변속기 공장을 세운다는 이야기가 불거진 상황이다. 칼리닌그라드 당국 역시 2억 루블의 보조금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현대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 중에서는 현대차가 러시아 현지에서 최대 생산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 정부 입장에서는 현대차가 엔진 공장을 비롯해 다른 주요 자동차 부품의 현지 생산도 확대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 주도로 자동차산업 육성을 위한 '러시아 자동차산업 발전전략 2025'를 시행 중이다.

2025년까지 러시아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자동차 생산 규모를 확대하고, 기존 완성차 조립 위주의 생산에서 차량·부품 현지화 비율을 늘린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산업부는 물론 상트페테르부르크 당국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다"며 "협상이 아직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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