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광물자원 개발] 北 광물자원 매장량 '3000조~1경원'까지…"매장량·품질 실상 파악 선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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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8-06-2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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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관, 공기업, 민간 연구소 제각각…"잠재가치와 경제적가치 차이 혼선 우려"

  • 단천 자원산단을 비롯한 기존 사업 중심으로 재개 가능성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북한에 매장된 광물자원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와 달리, 북한은 석탄과 철광석 등 광물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광물자원 분야에서 남북 경협이 본격화할 경우, 리스크가 큰 해외에서 자원개발사업을 할 필요 없이 가까운 북한에서 다양한 광물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문제는 북한의 광물자원은 다른 국가나 민간의 접근이 쉽지않아, 정확한 매장량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북한이 발간한 보고서 등에서도 정확한 매장량은 확인할 수 없으니, 현재로서는 제대로 된 가치 파악이 쉽지 않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나온 북한 광물자원 잠재가치 추정치들은 3000조원에서 1경원까지 큰 격차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 지하자원 매장량이나 잠재가치는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신뢰할 만한 자료 확보가 어렵고, 탐사와 조사 정도에 따라 차이가 나 각 기관에서 추산한 규모의 차이도 크다고 설명한다.

통계청은 2011년 북한 주요통계지표 보고서에서 2008년 기준 북한 광물 매장량의 잠재가치를 6983조원이라고 추산했다.

북한자원연구소는 2013년 '북한 지하자원 매장량'에서 북한 지하자원 16개 광종에 대한 잠재가치를 6586조원으로 예측했다.

16개 광종은 금·은·철·아연·연·동·망간·중석·몰리브덴·니켈·마그네사이트·석회석·규석·장석·고령토·활석·인회석·흑연·형석·중정석·갈탄·무연탄 등이다.

대한자원환경지질학회는 2013년 발간한 '북한 광물자원 부존 및 개발현황' 논문을 통해 △비금속 3종(마그네사이트·인회석·석회석) △연료광물 2종(석탄·우라늄) △귀금속 2종(금·은) △금속(철·동·아연·연) △희유금속(몰리브덴·중석·니켈·망간·탄탈륨·희토류) 등 총 17개 광종에 대한 잠재가치가 1경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북한의 주요 광물자원 매장량의 경우 여러 자료가 보고되지만, 오래된 자료가 많고 자료마다 차별성이 있어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는 단서를 달았다.

관련 공기업인 광물자원공사는 그나마 가장 보수적인 숫자를 내놨다.

광물자원공사는 2016년 기준 북한에 매장된 석회석·마그네사이트·철광석·무연탄·금 등 42개 광종에 대해 3000조원의 잠재가치가 있다고 추산했다.

정확한 통계가 없다 보니 잠재가치 격차가 3배까지 벌어진다.

이와 함께 잠재가치와 경제적 가치에 대한 혼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잠재가치는 3000조원, 1경원 등인데 실제 경제적 가치는 이와 다르기 때문이다.

잠재가치는 매장량에 시장가격을 단순히 곱한 값이다. 그러나 경제적 가치는 실제 캘 수 있는 양과 이를 캐기 위한 비용 등이 더해진다.

잠재가치는 1000원인데 이를 캐기 위해 들어가는 투자비가 1100원이라면 그 광산은 경제적 가치가 없다는 의미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북한 광물자원의 잠재가치를 논하기보다 매장량, 투자 비용 등을 정확히 따져 경제적 가치를 끌어내야 한다"며 "이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 민간기업들이 북한 광물자원 개발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북한 지하자원의 잠재가치나 경제적 가치는 추후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다 해도, 매력적인 수준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북한에서는 728개 광산(금속광 260개·비금속광 227개·석탄광 241개)에서 △석회석 △마그네사이트 △철광석 △무연탄 △금 등 42개 광종이 채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에는 우리 정부가 선정한 '10대 중점 확보 희귀금속'인 텅스텐과 몰리브덴도 매장돼 있다.

한국은 세계 5~6위권 광물 소비국이지만, 수요 광물의 92.5%를 수입에 의존한다. 반면 북한은 한국이 필요로 하는 광물종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북한의 고령토나 텅스텐·희토류와 같은 광물을 국내 기술과 접목해 부가가치를 높이면, 제3국에 대한 수출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도 크다.

지금까지 남북 간 광물자원개발 사업은 민관 총 4건이다. 그마저도 2010년 5·24 조치 이후 모두 중단됐다.

구체적으로 광물자원공사는 2003년 7월 북한의 명지총회사와 합작계약을 체결하고, 정촌 흑연광산에 665만 달러를 투자했다.

2007년 상업생산을 시작, 애초 2023년까지 연간 3000t의 흑연을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2010년 사업 중단까지 850t을 국내로 들여오는 데 그쳤다.

우리 기업인 서평에너지는 2007년 12월 천성 무연탄 사업을 승인받았다. 무연탄 수송을 위한 전용부두 건설 등에 1000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건설을 마치기도 전에 사업이 중단됐다.

태림산업은 2005년 12월 북한 룡강에서 도로용 경계석 등 석재 생산을 승인받았고, 교류가 중단될 때까지 1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아천글로벌도 1530만 달러를 들여 2008년 7월부터 송학에 석재가공공장 건립을 추진하다 중단했다.

규모 면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것은 세계적인 규모의 △마그네사이트 △연(납) △아연 등이 매장된 함경남도 단천 지역의 자원산업단지 조성이다.

정부는 2006년 제18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단천 지역을 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남한의 자본·기술력을 결합해 개발하기 위해 민족공동자원개발 특구로 지정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남북은 10·4선언에 단천지구광산 사업계획을 2008년 상반기 중 확정하기로 명시했다.

애초 정부 주도로 2∼3개 광산을 우선 개발한 뒤 대단위 특구개발을 목표로 발전소와 송·배전 시스템을 갖추고, 철도를 개·보수해 대규모 자원개발로 확대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었다.

이를 위해 세 차례 남북 공동조사까지 진행했지만, 이 사업 역시 남북관계 경색으로 중단됐다.

앞으로 대북 제재 문제 등의 선결 조건이 해결될 경우, 북한 자원개발은 단천 자원산단을 비롯한 기존 사업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2016년 공개한 한반도 광물자원개발(DMR) 융합연구단의 '북한 광물자원 분포도'. [자료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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