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프라이즈] '새로운 LG' 닻 올린 구광모號, 승계 작업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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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8-06-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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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 상무, 29일 사내등기이사 선임

  • 전문경영진 6명 新체제 안착 지원

  • 구본준 부회장 계열 분리 등 주목


구광모 LG전자 ID(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사업부장 상무가 이번 주 사내 등기이사로 신규 선임되며, 새로운 ‘LG시대의 서막’을 알린다.

40대의 4세대 경영인 구 상무가 ‘72개 계열사·연 매출 160조원·임직원 21만명’을 거느린 국내 재계 4위 LG의 수장으로 거듭나기 위한 수순은 순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구 상무의 향후 승진 여부와 삼촌인 구본준 LG 부회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29일 사내 등기이사 신규 선임... 새로운 체제 공식화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오는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 상무를 사내 등기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지난달 아버지 구본무 LG 회장의 타계로 그의 뒤를 잇게 된 구 상무가 그룹의 수장으로 오르는 게 공식화된다는 의미다. 2004년 고인의 양자로 입양된 지 14년 만이다.

이로 인해 구 상무의 그룹 장악력 확대를 위한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LG의 하현회 부회장이 지난 4일부터 이달 말까지 계속되는 계열사별 사업보고회를 주재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매년 6월과 11월, LG전자 등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부장들이 참석해 사업 성과와 향후 경영전략 등을 논의하는 그룹 내 최고 경영전략회의다.

구 회장을 대신해 지난해부터 구본준 부회장이 맡아왔지만, 올해부터는 하 부회장이 그 역할을 대신한 것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하 부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등 6명 전문 경영진들이 구 상무를 지원하며, 새로운 체제를 안착시킬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 상무가 당분간 경험이 많은 하 부회장 등과 함께 LG그룹의 변화를 이끌어 갈 것”이라며 “구 부회장은 LG가(家) 장자계승의 전통에 따라 후진으로 빠져, 계열 분리를 위한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외이사로 LG에 합류한 판사 출신인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도 구 상무 체제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 전 대표는 1996년부터 LG 구조조정 본부 상임이사로 영입돼 2007년까지 일하며 LG 법무팀 부사장까지 지냈다.

LG를 가장 잘 아는 인물의 한 명으로 구 상무의 상속세 납부 문제뿐만 아니라 신성장동력 발굴 등에도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네이버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모바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전환하고, 자율주행차·인공지능(AI)·로봇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앞장서며 이 회사의 혁신을 이뤄낸 것으로 평가된다.

◆ 상속세 정공법 돌파 전망... 여론도 호의적

걸림돌이 될 것으로 알려졌던 상속세 납부 문제도 ‘정공법’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LG의 최대주주는 구 회장으로, 지분율이 11.28%이다. 그 뒤를 구 부회장(7.72%)과 구 상무(6,24%)가 잇고 있다. 구 상무가 상속받을 지분가치는 약 1조8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단순히 세율 50%를 적용해도 상속세가 9000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현재 공식적으로 드러난 구 상무의 보유 자산은 LG지분 외에 비상장주식인 범한판토스 지분 1500억원 수준이다. 나머지 금액을 8000억원 수준인 LG 지분의 담보 대출 등을 통해 상속세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론도 이제 막 항해를 시작한 구 상무에 대해 호의적이다. 그는 ‘6월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에서 '3·4세들 중 기업을 가장 잘 이끌 것 같은 사람' 항목에서 26.9%의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 3·4세에 대한 평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한 30대그룹 중 후계 구도가 비교적 명확한 12개 그룹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 구 상무, 부회장 오를까 초미의 관심사로... 구 부회장 계열사 분리 아직 안갯속

구 상무의 체제가 순탄하게 갖춰지면서 재계에서는 그의 승진 여부와 구 부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향후 주주총회 이후 열릴 이사회에서는 구 상무의 직급 및 대표이사 선임이 의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구 상무가 부회장 이상으로도 승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리더십을 제대로 확보하려면 그에 맞는 직급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구 상무가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은 지 12년이 채 되지 않은 만큼 차근차근 순서를 밟아서 오를 것이라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LG 관계자는 “구 상무가 구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찾는 데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이사회의 일정과 구 상무의 승진 여부 등은 아직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구 부회장의 계열분리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는 다양한 추측만 무성한 상태다. 한때 이끌었던 LG디스플레이나 애착을 가졌던 LG전자 전장 부품 사업 등을 가지고 갈 것이라는 설들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위기에 빠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부문을 구출하는 것이 구 상무의 첫 번째 과제로 꼽히고 있다”며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 등을 가지고 나갈 수 없는 구 부회장의 입장에서는 쉽게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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