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역대급 위기에도 허리띠 졸라 매지 못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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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06-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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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장성 보험 판매·GA 강세로 사업비 확대 지속

[사진=생명보험협회]


생명보험사들의 사업비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보장성 보험 위주로의 판매전략 변경과 GA의 강세로 사업비를 줄일 수 없는 영업 환경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 강화를 앞둔 상황임을 감안하면 좋지 않은 흐름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4개 생보사 전체 사업비는 2조299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2조702억원 대비 11.08% 늘었다. 올해 뿐 아니라 최근 5년 사업비를 살펴봐도 매년 5% 가량 상승하는 추세다. 

사업비는 보험사가 보험영업에 쓰는 돈을 말한다. 설계사 수당, 판매촉진비, 점포운영비, 임직원 급여 등을 모두 포함한 비용이다. 

지속적인 사업비 증가에 대해 금융권 안팎에서도 우려가 크다. 현재 보험사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지급여력제도(K-ICS) 등 건전성 규제 강화 제도 도입을 앞둔 역대 최고의 위기 상황이다. 건전성 규제가 예고된 만큼 사업비가 증가하면 보험사의 재무건전성도 크게 악화되기 때문이다. 상위권 대형 생보사도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경영 환경 변화로 사업비 감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생보사를 둘러싼 환경은 사업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업비가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IFRS17 등 건전성 규제 강화 때문이다. 2021년 IFRS17이 도입되면 지금까지 원가로 평가됐던 보험부채가 시가로 평가된다. 이 경우 보험부채가 대폭 늘어나 보험사들은 대규모 추가 적립금을 쌓아야 한다. 

특히 저축성 보험의 준비금 적립 부담이 보장성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생보사는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 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해 체질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체질 개선 진행 중에도 사업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보장성 보험은 보험료 대비 설계사 등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저축성 보험보다 높다. 또 저축성 보험보다 구조가 복잡한 보장성 보험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상품 개발이나 설계사 교육 등에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이는 바로 사업비 증가로 이어진다. 

영업 채널 변화도 사업비 증가 요인이다. 과거 전속 설계사 중심의 경쟁에서는 생보사들의 수수료 부담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독립법인대리점(GA)가 힘을 얻으면서 생보사의 수수료 부담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생보업계 설계사 중 절반이 GA 소속 설계사로 굳어진 상황이라 이들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대형 GA들이 합심해 한 회사를 보이콧한다면 타격이 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역학관계 변화로 GA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생보사 관계자는 "사업비를 줄이고 싶지만 영업 환경 탓에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업비를 줄이면 점유율도 같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경영진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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