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방대한 해양수산 데이터, '꿰어야 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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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입력 2018-06-2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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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

 
2016년 3월 9일 바둑에서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뛰어넘었다.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을 탑재한 구글 알파고와 세계 최고수준의 프로바둑기사 이세돌의 대결은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시작돼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우리 생활속에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상황에 맞는 음악을 선곡해 들려주고, 쇼핑까지 대신해 주는 비서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은 무(無)에서 시작되는 것 같지만, 인간이 축적한 수많은 지식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알파고는 프로바둑기사의 기보 3000만개를 데이터화해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백만 번의 대국을 소화한 결과 인간을 뛰어넘는 실력을 갖게 됐다.

인공지능 스피커의 경우도 언어 데이터와 사용자의 상황에 맞는 반응을 데이터화해 학습한 결과물이다.

인공지능뿐 아니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로봇기술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은 모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21세기의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는 많을수록 정확한 예측결과를 도출, 활용분야도 풍부해진다. 이런 결과로 세계 최대의 인터넷기업인 구글은 신(神)으로까지 회자된다. “구글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현상파악이나, 미래예측 역량이 뛰어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해양수산분야에서도 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 IoT 등의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적조의 이동 △수산물 및 항만시설의 수급 예측 △선박의 최적운항 경로까지 빅데이터 분석으로 알아내는 단계에 이르렀다.

△스마트 양식장 △수중건설로봇 △다기능 무인선 △해저 로봇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 등과 관련된 첨단기술 개발도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추진되고 있다.

4차산업 기술이 해양수산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것도 바다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가 수집돼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44만㎢에 달하는 우리 바다에 대한 데이터를 매년 수십 테라바이트(TB)씩 축적하고 있다. 해양 생태계와 기상의 변화부터 바다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경제활동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처럼 해양수산 데이터는 다양하고 방대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한 그릇에 담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 아쉽다.

해양수산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부터 ‘해양수산정보 관리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해양수산정보의 수집·관리 및 공동이용'을 위한 규정 제정을 통해 데이터와 정보를 모으고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701종의 해양수산 데이터 목록도 작성했다.

올해부터는 데이터를 한 그릇에 모아 필요한 정보를 제공, 관심있는 국민이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해양수산정보 플랫폼’ 구축사업을 시작했다.

2022년까지 130억원이 투입되는 ‘해양수산정보 플랫폼’은 정보 제공자와 수요자가 함께 소통하며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관련기관 등이 보유한 해양수산 데이터도 이 플랫폼에 모을 수 있도록 협력할 예정이다. 나아가 정부만의 데이터 우물이 되지 않도록, 활용가치가 높은 데이터의 경우, 민간에 개방할 예정이다.

특히 이 플랫폼은 해양공간의 특성을 평가하고 용도를 설정하는 데이터뱅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바다는 생명의 근원인 동시에 데이터의 보고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생성되는 수많은 해양수산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경우, 해양 신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해양수산정보 플랫폼’이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우뚝 서는 날이 속히 다가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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