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격화 조짐에 역풍 맞는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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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입력 2018-06-2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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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국 수출품 80% 가량 중간재… 반도체·디스플레이·석유화학·기계류 등 타격

  • 한경연, 미국의 대중국 수입 10% 줄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 연간 31조 감소 추산

한국경제가 봉합되는 듯했던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격화로 일촉즉발의 상황에 직면했다. 우리 수출 중 대중(對中) 수출은 25%, 대미(對美) 수출은 12%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가 봉합되는 듯했던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격화로 일촉즉발의 상황에 직면했다. 한국은 경제적으로 중국과 밀접하게 연관된 데다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부수적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우리 수출 중 대중(對中) 수출은 25%, 대미(對美) 수출은 12%를 차지하고, 대중 수출 80% 가까이가 중간재(부품·소재)에서 나온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 연쇄적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할 경우 반도체·디스플레이·석유화학 제품·기계류 등 중간재를 주로 수출하는 국내 기업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의 대중 수입이 10% 줄면 한국의 대중 수출이 연간 282억6000만 달러(약 31조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감소폭은 우리나라의 지난해 기준 대중국 수출액 1421억2000만 달러(약 157조원)의 19.9%, 지난해 기준 총수출액 5736억9000만 달러(약 635조원)의 4.9%에 달하는 규모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중국에 2000억 달러의 추가 보복 관세를 언급하고, 중국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미·중 무역전쟁 양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양국은 당장 내달 6일부터 340억 달러(약 37조원) 상당의 품목을 우선적으로 관세부과 대상에 올려놓겠다는 방침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우리나라에 직·간접적 피해를 준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4월 중국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 656개 회사를 조사한 결과 281개 회사(42.8%)가 중국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이 중 53개 회사는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 품목과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3개 회사 중 42개 기업은 미국의 제재로 중국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별로 분류하면 일반기계 업종이 27.3%로 가장 많았고 전기전자(15.2%), 철강제품(12.1%), 수송기계(12.1%) 순이었다. 

하지만 새롭게 추가된 284개 품목에는 우리 기업에 민감할 수 있는 △전기전자 △기계 △철강 품목이 포함된 만큼 관련 기업들의 심도 있는 내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이 1차로 충격을 받는다. 중국은 한국산 반도체·석유화학 제품·기계류 등 중간재를 수입해서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한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중국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 우리 기업도 연쇄적으로 피해를 받게 되는 구조다. 지난해 우리의 대중 수출(1421억 달러) 중 중간재의 비중은 78.9%에 달했다.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경우도 생산품이 미국의 관세제재 품목에 들어갈 경우 당연히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 반도체 산업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 됐다. 미국이 공청회 등을 거쳐 앞으로 2차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시킨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는 실제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지 생산하는 제품들이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려고 꺼내든 칼에 엉뚱하게 한국 기업이 손해를 보게 된 셈이 된 것이다. 

한편 세계 금융권은 양국의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10일 미·중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 물동량이 9% 정도 줄 것이며, 이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중앙은행과 신용평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 전 세계 성장률이 최대 1%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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