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주요 선진국 ‘관계금융’으로 中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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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8-06-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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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도 판 더 키워야

국내 은행들이 부실에 대한 부담감으로 기업대출을 꺼리는 것과 달리 해외 선진국들은 지역 금융기관과 '관계금융'을 통해 유망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부실기업에 대해서는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 재무구조를 개선하거나 컨설팅을 통한 사업지원에 나서고 있어 국내에서도 이같은 제도 정착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금융이란 담보 등 계량정보가 부족해 대출이 어려웠던 기업들을 대상으로 은행이 비계량정보를 포함한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평가, 3년 이상 장기로 자금을 빌려주는 정책이다.

우리나라 역시 대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은행에 기댈 수밖에 없다.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신용이 취약해 담보대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14년 11월 우리나라에도 '관계형금융'이라는 제도가 도입됐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관계금융 잔액은 5조9210억원으로 전체 중소기업 대출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히든챔피언(우량 중소기업) 강국으로 꼽히는 독일의 관계금융에는 주거래 은행제도인 하우스 방크(hausbank)가 자리잡고 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중소형 저축은행과 협동조합은행을 중심으로 은행이 기업에 직접 투자해 장기 수익을 도모한다. 또 외부인사를 감독이사로 파견해 이사회를 감시하는 등 부실경영을 감독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기업이 부도 위기에 처하면 직접 대출금을 출자전환하거나 매각을 주선하기도 한다.

기업 고객이 요청하면 여신 등 금융 업무를 비롯해 비금융 업무인 컨설팅까지 제공한다. 비금융 부문은 회계와 조세를 비롯해 기술개발, 조직관리, 재무계획 등 광범위하다. 이는 기업과 은행 간 협력관계 강화라는 목적 이외에도 기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 획득으로 부실화를 막는 역할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도 주거래은행 제도인 메인뱅크를 운영 중이다. 은행과 기업이 단순한 금융거래의 당사자가 아니라 주식을 상호 보유하면서 채권자이자 주주로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주주인 은행이 감사나 이사 파견 등 거래기업 경영에 관여하고, 임원을 파견해 사내정보를 획득함으로써 관계형금융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일본의 메인뱅크도 독일의 하우스방크처럼 거래기업에 자금 외에도 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독일과 일본의 관계금융 주체가 주거래은행이라면 미국은 지역 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영토가 넓다는 특성상 지역금융이 발달했고, 지역 은행과 기업 간 밀접한 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미국 관계금융의 여신심사는 현장 정보를 담은 정성평가로 이뤄져 있으며 여신심사와 영업을 따로 분리, 심사 시 영업부문의 의견을 반영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

서상원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관계금융이 강할수록 대출금리와 대출 연체 등 중소기업 대출의 조건과 결과에 대체로 긍정적 영향을 준다"면서 "다만 우리나라 중소기업에 대한 관계금융이 아직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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