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로맨스 불모지' 韓관객 어떻게 사로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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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6-1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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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 마음 사로잡은 대만 로맨스 영화[사진=영화 '안녕, 나의 소녀', '나의 소녀시대' 메인 포스터]


아이러니한 일이다. 로맨스·멜로 장르 불모지인 한국영화계에 ‘대만 로맨스’ 광풍이 불고 있다니.

“로맨스 영화는 흥행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국내 로맨스·멜로 장르는 점점 더 가물어가고 있는 상황. 올 상반기 한국 로맨스 영화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궁합’, ‘치즈인더트랩’만이 관객과 만났기에 이 같은 ‘대만 로맨스 광풍’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영화계에서 ‘대만 로맨스’ 바람이 분 것은 꽤 오래 전부터다. 2008년 국내 개봉한 ‘말할 수 없는 비밀’, 2010년 개봉작인 ‘청설’을 지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2), ‘나의 소녀시대’(2016), 최신작인 ‘안녕, 나의 소녀’(2018)에 이르기까지. 국내에서 개봉한 대만 로맨스 영화는 관객들 사이에서 “믿고 본다”고 할 정도로 높은 만족도와 인기를 얻었다.

청량하고 풋풋한 감성을 내세운 대만 로맨스 영화는 국내 마니아층을 형성, 입소문을 타고 장기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 결과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누적관객수(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동일) 9만9106명,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누적 관객수 3만4995명, ‘나의 소녀시대’는 누적관객수 3만4995명, ‘안녕, 나의 소녀’는 11만1095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등은 최근 국내 재개봉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로맨스·멜로 불모지인 한국에서 ‘대만 로맨스 영화’만이 통하는 걸까?

영화 ‘안녕, 나의 소녀시대’ 국내 홍보를 맡은 더홀릭컴퍼니 측은 대만 로맨스 영화가 한국 관객의 정서와도 일맥상통하고 또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만 로맨스 영화[사진=영화 '안녕, 나의 소녀' 스틸컷]


관계자는 “대만 로맨스 영화들의 흥행도 도움이 됐다. 관객들이 (대만 로맨스 영화에) 신뢰도를 쌓았고 매 작품 배우들이 매력적으로 그려지며 더욱 큰 관심을 끌었다. 게다가 국내에서 청춘 로맨스·로맨틱 코미디 장르 영화가 적기 때문에 장르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들이 (대만 로맨스 영화에) 더욱 관심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안녕, 나의 소녀’를 예로 들며 “‘안녕, 나의 소녀’의 경우 젊은 여성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여성 관객들의 감성을 깨우는 로맨스와 코미디 요소가 잘 조합되어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1980년대를 배경으로 대만의 풍경을 묘사한 점도 인기 요소 중 하나였다. 대만의 ‘복고’가 한국과도 닮아 있어서였다. 한국 관객들 역시 공감할 만한 부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대만 로맨스 영화가 국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자, 배우들 역시 ‘한국’ 활동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영화 흥행에 힘입어 배우들이 내한을 하거나 팬미팅을 여는 등 국내 활동에도 불을 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 ‘나의 소녀시대’ 왕대륙과 ‘안녕, 나의 소녀’ 류이호는 최근에도 국내에서 몇 차례나 팬미팅을 열 정도로 국내 팬들과 사이가 돈독하다고.

왕대륙은 2016년 국내 언론과 만나 “한국 드라마·영화 등에 출연하고 싶다. 저는 한국 작품들을 좋아한다. 질감이나 화면, 미장센 등이 세심하고 완벽하게 표현되는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형태의 작업을 해보고 싶다”며 배우 박신혜·원빈과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말한 바 있으며, 지난 5월 내한한 류이호는 “한국에서 (연기) 활동을 하고 싶다. 그렇지만 제 한국어 실력을 더 향상해 와야 할 것 같다.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예능이나 드라마 촬영에도 관심이 있다. 만약 한국어를 못해도 괜찮은 역이 있다면 소개해주길 바란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관계자는 ‘대만 로맨스 영화’에 대해 “대만 로맨스 영화들이 국내 관객 정서와 닿아있지 않나. 특히 청춘 로맨스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다. 이러한 관객들의 니즈(Needs)와 다양한 소재, 장르가 결합된다면 앞으로도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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