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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분쟁도 치료보단 예방이 중요”

오진주 기자입력 : 2018-06-18 13:19수정 : 2018-06-18 16:58
한미글로벌 사회공헌 단체 ‘행복건설 상담소’ 이병수 소장 인터뷰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미글로벌 본사에서 만난 이병수 행복건설상담소 소장이 건설분쟁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사진=한미글로벌 제공]


“병이 난 뒤에 치료하는 것 보다는 예방이 중요합니다. 미리 진단하고 조치를 하는 것이죠. 건설 분쟁도 똑같습니다.”

이병수 행복건설상담소 소장은 자신은 ‘안내자’라고 소개한다. 분쟁을 해결해주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분쟁이 일어나기 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뜻이다.

이 소장은 “설계에서 시작해 건설사를 거쳐 1998년 한미글로벌에 입사했다”며 “자동차에 대해서 궁금할 때 자동차를 잘 아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듯이 건설 업계에 오래 몸담으면서 분쟁을 겪기 전에 안내를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건설사업관리(CM) 기업인 한미글로벌이 건설 관련 분쟁을 겪고 있는 소비자를 돕기 위해 만든 온라인 무료 컨설팅 서비스인 ‘행복건설상담소’는 법률사무소 ‘로고스’와 ‘삼일회계법인’, 인테리어 전문기업 ‘이노톤’, 원가관리 전문기업 ‘터너앤타운젠드’, 건축사사무소 ‘따뜻한동행’ 등이 함께하고 있다.

이 소장은 “분쟁 안에는 건설 기술과 계약 외에 법률적이거나 세무적인 문제가 포함돼 있다”며 “기술적인 문제는 한미글로벌 내 해당 전문가들이, 나머지는 각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상담소의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행복건설상담소는 한미글로벌 고유의 업무와도 관계가 깊다. 이 소장은 “한미글로벌은 건물을 짓기 전 사업성 분석부터 건물을 짓고 난 뒤 관리까지 전 과정을 도맡는 CM기업”이라며 “사업 전 과정에 제공되는 서비스다보니 많은 이해 당사자가 관계해 갈등과 분쟁이 생기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행복건설상담소는 법적인 자문에 응할 수 없으므로 상담 대상과 방법 등에 제한을 받는다. 이 소장은 “현재 온라인을 원칙으로 분쟁 당사자인 양측이 아니라 상담을 신청한 한 사람만 상담하고 있다”며 “3명이 대면하게 되면 경우에 따라 변호사법 등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담을 해온 측의 주장에 반하는 이야기도 해주면서 합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담 대상도 기업이 아닌 일반인과 복지법인으로 한정했다. 이 소장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나 단체는 분쟁에 대비하는 자체 전문 조직이나 네트워크가 있지만, 개인이나 복지법인은 상대적으로 도움을 받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에도 한 사회복지시설이 상담소에 상담을 요청해왔다. 이 소장은 “공사비를 준 것만큼 업체가 일을 진행하지 않고 돈을 더 요구한 경우”라며 “복지시설이 계약 해지 통보를 하니 해지는 부당하다고 유치권 행사를 한 전형적인 건설분쟁의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대로 건축주가 공사비를 주지 않고 버티는 경우도 있다”며 “공공기관 발주 공사는 공무원이 갑질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소장은 “기업 가운데서도 사실상 혼자 회사를 운영하는 영세한 곳이나 하도급 회사가 있을 수 있다”며 “실제로 이런 분들이 상담을 신청한다. 건설업 면허를 갖고 있더라도 건축주와 분쟁이 생기는 영세업자들을 굳이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엔 은퇴자들이 도시 외곽으로 나가 직접 집을 짓고 사는 사례가 늘면서 관련 분쟁도 늘고 있다.

그 예가 최근 우후죽순으로 지어지고 있는 땅콩주택이다. 하나의 토지에 두 가구 이상의 집을 짓는 땅콩주택은 토지 매입비와 건설비를 분담해 저렴하게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이 소장은 “경기 이천시에서 공사와 설계까지 한 번에 다 해준다고 하면서 열 가구 이상의 땅콩주택을 지은 경우가 있다”며 “그런데 법적으로 공사자가 설계까지 함께 할 수는 없다. 결국 나중에 설계자가 등장해 건축주에게 설계비를 못 받았다며 비용을 요구해 분쟁에 휘말린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사와 설계의 주체가 달라야 하는 걸 모르는 분들이 있다. 건축주가 시공사한테 도장을 맡겨버리는 경우도 있다”며 “설계와 시공의 주체는 전혀 다르다. 책임과 의무가 따로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이 소장은 “분쟁 예방을 위해선 공사의 규모가 크든 작든 계약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당사자 간 책임과 의무를 분명하게 한 문서를 확보하고, 공인할 수 있는 사람을 처음부터 끝까지 개입시키는 것도 예방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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