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못 넘은 삼성·LG, 中 역성장 지속…전략은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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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입력 2018-06-1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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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LG, 中서 최근 5년간 실적 하락세 뚜렷

  • 삼성 "中 현지화 전략"…LG "홍콩 공략 먼저"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국내 전자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로 한국 기업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홀대를 받은 것은 물론, 중국 현지 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한국 기업을 턱밑까지 추격하면서다.

양사 모두 중국 시장에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각기 다른 대응책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현지화 전략’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LG전자는 북미,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에 집중하는 한편, 중국 시장에서는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

◆ 삼성‧LG, 中에서 최근 5년간 실적 하락세 뚜렷

14일 삼성전자와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양사 모두 중국 시장에서 역성장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중국법인((SCIC)의 지난 1분기 매출은 1조1548억원, 당기순손실은 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0.2%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한 수치다.

LG전자 중국법인(LGECH)도 지난 1분기 매출은 1122억원, 당기순이익은 88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7%, 30.7% 감소한 실적이다.

최근 5년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중국법인 실적을 살펴보면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삼성전자는 매출 규모가 4년 만에 80%가량 줄었다. 지난 2013년 매출 25조6058억원에서 지난해 5조1337억원까지 연 매출이 20조원 이상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4년 만에 60% 이상 감소했다. 2013년 7434억원에서 지난해 2685억원까지 4년 만에 5000억원가량 줄었다.

LG전자도 1조원대를 유지했던 매출 규모가 붕괴됐다. 2013년 매출은 1조3807억원에서 지난해 5564억원에 그쳤다.

순이익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13년 31억원을 기록한 뒤 2014년(-225억원), 2015년(-347억원), 2016년(-476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508억원의 손실에 그치는 등 매년 적자폭이 커졌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선보이는 준프리미엄급 스마트폰 '갤럭시 A9 스타'의 광고모델로 중국 오디션 프로그램인 콰이러난성의 우승자인 가수 화천위를 선정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 삼성 “中 현지화 전략”…LG “홍콩 공략 먼저”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양사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각기 다른 대응으로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철저한 중국 ‘현지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선 스마트폰 신제품의 성공적인 출시를 위해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업체들이 애용하는 스타마케팅 전략을 채택했다.

삼성전자는 품질 아티스트 협업 계획을 발표하고 ‘징 보란’을 삼성 모바일 차이나의 브랜드 대표 모델로, ‘주 야윈’은 삼성 모바일 차이나의 인공지능(AI) 모델로 선정했다. 중급폰인 갤럭시 A9 스타 홍보 모델로 중국 오디션 프로그램인 콰이러난성의 우승자인 가수 ‘화천위’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광고모델을 재등장시킨 것은 2014년 이후 4년 만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디자인과 기술력을 부각해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를 홍보하는 데 주력했다.

또 삼성전자의 AI 비서인 빅스비(Bixby) 중국어 버전을 출시하고 알리페이, 바이두 등 현지 기업과 협력도 강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은 “삼성은 진정한 중국 현지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중국 소비자와 지역 경제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기술 혁신에 지속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고수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3년 20%에 육박했지만, 불과 4년 만에 0.8%(2017년 4분기)까지 추락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9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올 1분기 점유율을 1.3%까지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한 자릿수다. 반면 중국 기업은 상위 4위권을 휩쓸었다. 지난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순위는 화웨이가 21.2%로 1위를 차지했고, 오포(17.4%), 비보(15.1%), 샤오미(13.0%), 애플(9.4%)이 그 뒤를 이었다.

세계 시장 스마트폰 판매 1위인 삼성전자가 유독 중국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중국 업체의 스마트폰 하드웨어가 상향평준화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은 가격경쟁력까지 갖춰 중국은 물론 인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인도시장에서 왕좌에 올랐으며, 아프리카 시장에서는 중국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스마트폰업체 트랜션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아울러 중국 업체들이 중저가 기기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기기에서도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화웨이는 P20프로에 트리플 카메라를, 샤오미는 미8 익스플로러 에디션 디스플레이에 지문센서를 내장하는 등 ‘세계 최초’를 표방하는 혁신 기능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진정한 중국 현지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프리미엄 제품부터 중저가 제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통해 중국 소비자를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2016년 G5 출시 이후에는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북미, 유럽, 인도 등지에서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중국 시장에서 낮은 점유율에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는 것보다 ‘선택과 집중’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은 0%대에 불과하다. 이에 홍콩시장을 교두보로 중국시장의 기회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본토가 아닌 홍콩에서는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하며 활발히 스마트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어려운 시장이지만, 포기할 수 없는 곳”이라며 “중국법인의 경우 지난해 말 한국영업본부 산하로 이관되면서 우수한 영업 노하우를 접목시키려 노력 중이기 때문에 실적은 개선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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