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여풍당당 ⓹] 박정림 KB금융그룹 WM총괄 부사장 'WM 책임지는 에너자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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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8-06-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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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일과 삶 균형 위해 모드전환 중요"

  • - "앞으로 여성 앞서는 분야 많아질 것"

박정림 KB금융그룹 WM총괄 부사장[사진=KB금융지주 제공]


KB금융그룹 WM(Wealth Management, 자산관리) 총괄 부사장, KB국민은행 WM그룹 부행장, KB증권 WM부문 부사장. 박정림 KB금융그룹 부사장의 명함에 새겨진 직함들이다.

박 부사장은 금융지주부터 은행, 증권사까지 자산관리의 모든 부분을 책임진다. 그래서 쉴 틈 없이 바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10개 이상 회의에 참석해야 할 때도 많다. 

박 부사장은 본인을 표현하는 단어로 '에너자이저'를 들었다. 최근 아주경제와 만난 자리에서도 "일 잘하고 에너지가 없는 사람보다 일은 좀 부족해도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 되고자 했고, 또 그런 동료들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업무 능력이 부족하면 동료들이 채워줄 수 있다. 하지만 에너지가 없는 사람은 동료들의 기운을 빼앗고 조직까지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은행에서 일하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재무학을 전공했고, 여자들이 일하기에 가장 공정한 곳이 금융권이라 생각한 게 입행 동기다. 하지만 성공까지는 쉽지 않았다. 보수적인 조직문화와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은 늘 발목을 붙잡았다. 워킹맘으로서의 삶도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세상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유리천장은 경영진으로 갈 수 있는 여자 후보군을 많이 양성하지 않았던 조직의 문제도 있었다"면서 "동시에 여성들이 많이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환경과 우리 여성들의 문제도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유리천장은 이제 점점 얇아지고 깨질 수밖에 없다. 여성이 남성보다 오히려 앞서가는 분야가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인의 직장문화로 대변되는 술 문화, 야근문화라는 것이 이제는 조직에서 없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워킹맘으로서의 삶도 녹록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워킹맘 누구도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확신한다"며 "늘 미안한 마음에 눌려 살았다"고 말했다. 한명의 여자가 직장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육아를 위해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드전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회사에서는 회사일에 몰두하고 집에서는 집안일에 전념하도록 스스로 마음을 전환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쉽지는 않지만 우리 여자 후배들에게는 좀 더 좋은 보육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금융인 후배들에게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자가 행복해져야 주변이 따뜻해진다는 지론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 "여자 후배들이 모든 부분에서 완벽해지려고 자신을 학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면서 "기업 경영에서는 한정된 자원의 배분이 중요하듯 여자에게는 한정된 시간의 배분이 중요하다. 일요일에 집이 어지럽게 펼쳐져 있더라도 가끔은 아이와 뒹굴며 게으름 피우는 쪽으로 시간을 배분해 보는 게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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