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한항공, 이번엔 직원 '갑질' 논란으로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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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등용 기자
입력 2018-06-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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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질' 배경엔 노선 독점 구조가 원인이란 분석

  • 2016년 대한항공 국제선 운행 비중 40% 달해

대한항공의 여행사 영업 담당 일부 직원들이 '갑질'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국내 한 여행사에서 일하고 있는 A씨는 얼마 전 난감한 상황을 목격했다. 평소 낯익은 대한항공 소속 직원 B씨가 A씨 회사의 직원들을 공공장소인 지하철 역 안에서 일렬로 세워놓고 질책을 하고 있었던 것.

#여행사 직원 C씨는 대한항공 직원 D씨와 통화할 때면 한숨부터 나온다. 최근 들어 낮아진 대한항공의 좌석 점유율로 인해 항공사 측의 압박이 심해진 탓이다. C씨는 D씨의 고압적인 태도에 일에 대한 회의감마저 든다고 하소연했다.

대한항공이 잇단 '갑질'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일부 직원들의 갑질 의혹까지 불거진 것이다. 업계 일각에선 대한항공의 국제선 노선에 대한 절대적 지위가 원인이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회사 차원에서 여행사를 상대로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일부 영업 직원들의 갑질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여행사 직원들을 공공장소에서 망신 주는 것은 물론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고 있다. 또 여행사 상품에 대한항공의 좌석 비율을 높이기 위해 강압적인 행동을 취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같은 구조가 오래 전부터 고착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워낙 비일비재하다. 하루 이틀 얘기도 아니다"며 "웬만한 여행사 다니는 항공 담당 직원이면 다 한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대한항공이 여행사를 상대로 갑의 위치에 있을 수 있는 것은 노선 독점력이 있기 때문이다. 여행사는 대한항공으로부터 항공 좌석을 받아 여행 상품을 만들기 때문에 다수의 노선을 확보한 대한항공에게는 철저하게 '을'의 위치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본지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입수한 국내 항공사별 국내·국제선 노선 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대한항공의 국제선 운항 횟수는 총 28만5481편 중 11만5520편에 달했다.

이는 국내 8개 항공사 중 40.5%에 해당하는 수치로 대한항공의 노선 독점 구조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7만9948편(28.0%), 제주항공을 비롯한 6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9만13편(31.5%)에 머물렀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휴대폰을 보면 삼성, LG, 아이폰 등 대체재가 많지만 대한항공은 사실상 대체재가 없는 상황"이라며 "창립 시기만 봐도 대한항공이 1969년, 아시아나가 1988년으로 20년 가까이 차이 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부 직원들의 갑질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해보겠지만 개인 성향 상의 문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대한항공 직원 전체가 그런 행동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해명했다.

또 “여행사는 국내 8개 항공사 외에 한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다수의 외국 항공사를 선택할 수 있으며 여행사와 항공사 관계는 수직적인 구조가 아니다"며 "항공사가 여행사를 상대로 고압적인 태도를 취할 수도 없고 그렇게 업무를 진행하고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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