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마이웨이'…글로벌 리스크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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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06-1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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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준, 올해 두 번째 금리인상 "두 번 더"…신흥시장 불안, 무역갈등, 달러강세 등 '모르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1.75~2%로 사실상 2%대에 진입했다.

금리인상은 이미 예상된 일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당초 예고한 것보다 금리인상 속도를 높이겠다고 시사한 대목에 더 주목했다. 연준이 신흥시장 불안이나 무역갈등을 둘러싼 우려에 아랑곳하지 않고 금리인상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끝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렸다. 지난 3월 이후 올 들어 두 번째 인상이다.

긍정적인 경기 판단과 전망이 만장일치 결정을 이끌었다. FOMC 위원들은 이날 새로 낸 경기전망에서 현재 1.8%인 물가상승률이 올해 말 정책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3.8%인 실업률은 3.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3월 전망치는 물가상승률이 1.9%, 실업률은 3.8%였다. 연준이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라는 이중책무를 연내에 완수할 수 있다고 본 셈이다.

시장에서 가장 주목한 건 연준이 올해 금리인상 횟수 전망치를 당초 세번에서 네번으로 높여 잡은 일이다. 연준이 이번 성명에서 '(기준금리가) 당분간 장기적으로 예상 수준을 밑돌 것'이라는 문구를 뺀 것도 관심을 끌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외신들은 연준의 '매파(강경파)' 성향이 더 강해졌다고 풀이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회견 모두발언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했다. 신흥시장 불안, 무역전쟁, 달러 강세 등 시장의 걱정거리를 전혀 거론하지 않아서다. 질의응답 중엔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갈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도 했지만 "지금 당장 숫자(경제지표)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기조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라는 얘기다.

미국 투자 전문 매체 시킹알파는 연준이 통상문제나 신흥시장 관련 리스크를 거론하지 않은 건 통화정책의 초점을 미국 경제에 맞추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는 연준이 주요국 중앙은행과 공조해 세계 경제를 떠받쳤지만 이젠 제 갈 길만 가려 한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스위스 취리히 연설에서 "해외 금융환경에 대한 연준의 통화정책 역할이 과장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신흥시장이 애를 먹고 있지만 연준의 동정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연준은 미국의 중앙은행이지, 세계 중앙은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와 이에 따른 달러 강세는 신흥시장에서 자금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달러 빚 상환 부담도 높인다.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등이 최근 통화 가치 급락 등으로 홍역을 치르게 된 이유다.

파월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내년 1월부터 FOMC 정례회의 때마다 회견을 갖겠다고 했다. 이 발언도 연준의 금리인상 공세 신호탄으로 읽혔다. 연준이 그동안 한 해에 여덟번 열리는 FOMC 정례회의 가운데 분기에 한번 의장 회견이 있을 때만 통화긴축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에릭 위노그래드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투자노트에서 "최근 경제가 전개되는 걸로 보면 이날 연준에서 나온 변화는 놀라울 게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향후 몇 분기에 걸쳐 더 매파적인 전망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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