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여건 개선한다던 폭스콘, 노동착취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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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현 기자
입력 2018-06-1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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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인권단체 ‘차이나 레이버 워치’, 노동환경 조사결과 발표

  • 한달 초과근무 100시간, 기준 3배 훌쩍…여전히 열악한 환경

대만 폭스콘 [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공장인 대만 폭스콘(富士康·푸스캉)이 또다시 노동 착취를 일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폭스콘은 지난 2010년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린 노동자들의 집단 투신자살 사건으로 충격을 줬던 회사다.

1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노동인권단체 '차이나레이버워치(CLW)'는 지난해 중국 후난(湖南)성 헝양(衡陽)에 위치한 폭스콘 헝양 공장의 노동 환경을 조사했다. 9개월간의 조사 후 CLW는 보고서를 통해 해당 공장에 속한 노동자들이 불법 초과근무와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CLW 보고서에 따르면 폭스콘은 파견직 또는 계약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근무, 임금, 사내관리 측면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

특히 폭스콘은 매년 주문이 몰리는 성수기 시즌에 노동자들로 하여금 매월 평균 100시간이 넘는 초과 근무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현행법이 규정한 초과근무 시간인 36시간을 3배 가까이 초과한 것이다. 심지어 휴일 없이 14일 연속 근무한 직원도 있었다.

계약직 노동자 비율은 40%로 집계돼 현행법이 규정한 10%를 훌쩍 넘었다. 노동자들이 받는 평균 시급은 14.5위안(약 2400원)으로 야근 및 휴일 근무 시에도 동일한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폭스콘 측은 "CLW 보고서가 제기한 모든 부분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사실로 판명된다면 즉각 시정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곳곳에 있는 폭스콘 공장에서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직원들이 자살하는 일은 빈번하다. 올 1월에는 정저우(鄭州) 공장에서 직원 한 명이 기숙사 건물 12층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으며, 2010년 선전(深圳) 공장에서는 노동자 10여 명이 저임금과 야근 등에 불만을 품고 잇따라 투신자살을 시도했다.

2012년 1월에는 우한(武漢) 공장에서 노동자 150명이 공장 옥상에 올라가 열악한 근무환경과 노동착취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에 폭스콘 그룹은 생산직 노동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근무환경과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동 착취 의혹과 상관없이 폭스콘은 ‘순풍에 돛을 단 배'처럼 순항중이다. 중국, 브라질, 인도, 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 10여개 국가에 30개가 넘는 공장을 구축한 폭스콘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전년대비 23% 급증한 354억5000만 위안(약 5조9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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