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이 애정 쏟는 '원산'…'특별경제구역’으로 지정돼 개방체제 실험할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정숙 기자
입력 2018-06-11 15:3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연합]

최근 북한이 원산에서 추진 중인 카지노 개발사업에 미국 기업이나 자본이 투자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를 취재한 기자단이 입·출국한 곳으로 주목받은 북한의 원산 갈마 국제공항은 군사비행장이었던 곳을 민간 국제공항으로 리모델링 한 곳이다. 여기에 투자한 국가는 북·미정상회담 개최지인 싱가포르이다.

싱가포르 기업들은 최근 북한 원산 관광특구에 집중 투자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의 민간단체 '조선 익스체인지(Choson Exchange)'는 북한 주민들에게 시장 경제와 마케팅 관련 세미나를 열고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北, 원산 일대 집중 개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필두로 미국 측과 의제조율에 나선 북한이 원산 일대 리조트에 조성할 카지노 투자를 미국에 요청했다는 국내 언론보도가 나왔다.

사실 북한은 그동안 이른바 '현지지도'라는 이름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활동인 원산 일대의 행보를 집중적으로 보도해 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1일 명사십리 전역에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모든 건설 단위들이 참가한 기공구 전시회와 선전선동 수단들의 보여주기 행사가 진행됐다고 8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또 지난 5월 24일, 김 위원장이 원산만 일대에 완성된 고암-답촌 철길을 현지방문했고, 26일에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원산갈마관광단지 공사장을 방문한 김 위원장은 당시 명사십리 해변가에 늘어선 건설장을 보며 내년 4월 15일까지 완공할 것을 지시한다. 2019년 4월 15일은 김일성 생일이다.

◆ 왜 원산일까

그렇다면 왜 원산일까.

일대 백사장이 빼어난 데다 금강산 등 주변 절경이 관광지로서는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할 수 있다. 고운 모래가 십리가 이어져있다는 명사십리는 절경으로 꼽힌다.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에 도착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 위한 남측 공동취재단.[사진=사진공동취재단]     

과거 김일성이 해방 후 입국했을 때 거쳐간 곳이자 김씨 일가의 별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관련 업계에서는 북한이 원산 프로젝트에 역점을 기울이는 것이 일제강점기 동북아시아의 대표적인 휴양지였던 원산의 역사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원산은 인천·부산과 더불어 강화도조약(1876)으로 강제 개항된 곳이다.

일제강점기에는 무역항으로 이름을 날렸다. 북송선 만경봉호 항로가 니가타-원산인 것도 이런 배경을 갖고 있다.

원산은 대(對)러시아 통로이기도 해서 원산-함흥-청진을 잇는 철도는 러시아 하산으로 이어진다.

일제가 원산 개항을 요구한 것도 러시아 남하정책을 저지하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였다.

北 원산을 싱가포르처럼?

전문가들은 원산을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처럼 개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원산을 ‘특별경제구역’으로 지정한 뒤 일종의 도시국가처럼 운영하며 개방체제를 실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정치수도 평양, 경제수도 원산의 이분화 전략이 진행될 가능성도 언급한다.

아버지 김정일이 사망한 뒤  2011년 12월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은 2013년에 접어들면서부터 관광산업, 특히 원산-금강산 개발 총계획에 심혈을 기울였다.

삼지연(백두산) 어랑(칠보산) 갈마비행장(원산)을 군용에서 민수용으로 바꾼 것은 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였다.

김 위원장은 이어 2013년 5월 경제개발구정령(법)을 발표했다. 외국인 투자가 가능한 특수경제지대(경제특구 1개와 지방급 경제개발구 13개) 설치법이다. 동시에 원산-금강산지구(국제관광개발) 총계획도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해 말 마식령스키장이 완공됐다.

북·미회담에서 긍정적인 기류가 이어질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세계의 자본은 북한 현지 투자로 이어질 테고 그중에서도 관광, 원산지구 개발에 모든 돈이 쏠리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북한의 바람대로 미국이 원산 카지노에 대한 투자를 허용하게 되면 원산-금강산 개발 총계획은 날개를 달게 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