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선-올해 지선] ②부울경에 부는 변화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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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18-06-1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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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선 이래 광역자치단체장 모두 보수 후보 선출…기류 변화 분위기

  • 민주 약진, 한국 약세, 3당 몰락

더불어민주당 부·울·경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들이 18일 오전 부산 중구 민주공원에서 합동 참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 [사진=연합뉴스]


6·13 지방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지난해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 이후 1년 1개월여 만의 전국 단위 선거다. 최근 이처럼 전국적인 선거가 1년여 만에 치러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지난해 대선과 올해 지방선거는 남다른 비교 대상이 된다. 작년 대선과 올해 지방선거를 견줘봤다. <편집자 주>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합당 이후 보수 정당의 강력한 지지기반이었다. 부산과 울산, 경남의 광역자치단체장으로 현 여권 인사가 당선된 일은 거의 없다.

부산시장의 경우 1995년 첫 민선부터 지금까지 모두 자유한국당 계열의 후보가 당선됐다. 울산시장도 마찬가지다. 다만 경남에선 2010년 김두관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외엔 모두 보수정당의 후보가 당선됐다.

부산은 1970~1980년대 당시만 해도 야도(野都)였다. 1979년 박정희 정권 붕괴의 기폭제가 된 부마항쟁이 일어나는 등 독재정권에 맞서는 구심점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또한 부·울·경을 중심으로 민주화 운동을 했다.

지난 대선과 올해 지방선거 여론조사 등 추이를 본다면 3당 합당 이후로 보수 세력으로 향했던 민심이 변하고 있음을 추정해볼 수 있다.

먼저 부산을 들여다보자.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부산에서 38.71%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2위였던 홍준표 현 한국당 대표는 31.98%를 얻었다. 3위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16.82%에 그쳤다.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는 오거돈 민주당 후보, 서병수 한국당 후보, 이성권 바른미래당 후보가 뛰어들었다. 오 후보와 서 후보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격돌했다. 당시 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오 후보를 상대로 1.21%차 신승을 거뒀다.

여론조사 상으로는 상황이 달라졌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일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2일~5일 조사·지역 성인남녀 1000명)에 따르면, 민주당 후보로 나선 오 후보는 50.5%로 과반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얻은 38.71%를 상회하는 수치다.

반면 서 후보는 20.4%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대표가 얻었던 31.98%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이 후보는 2.3%에 그쳤다.

울산시장 선거 또한 상황은 비슷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울산에서 38.14%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홍 대표(27.46%), 안 후보(17.33%)가 따랐다.

울산에선 송철호 민주당 후보, 김기현 한국당 후보, 이영희 바른미래당 후보 등이 뛰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김 후보가 65.42%의 압도적인 지지로 조승수 당시 정의당 후보를 이겼지만, 이번엔 송 후보의 우세가 두드러진다.

방송 3사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같은 날 발표한 여론조사(2일~5일 조사·지역 성인남녀 815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송 후보는 44.4%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는 24.9%다. 이 후보는 1.0%다. 

문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가진 송 후보가 대선 당시 문 대통령 득표율을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지역이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연루 의혹으로 야권의 집중 포화를 받고 있는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당에선 이미 두 차례 경남지사를 지냈던 김태호 후보가 출격했다. 바른미래당에선 김유근 후보가 나섰다. 

경남은 지난 대선에서 홍 대표를 1위로 뽑았다. TK(대구·경북)를 제외하고는 유일하다. 당시 홍 대표는 경남에서 37.24%로 1위를 했고, 문 대통령이 36.73%, 안 후보가 13.39% 순이었다.

이곳 역시 여론조사 상으로 상황이 반전했다. 방송 3사의 같은 여론조사(2일~5일 조사·지역 성인남녀 1000명 대상)에서 김경수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유권자는 43.3%로 나타났다. 김태호 후보는 27.2%였다. 김유근 후보는 2.2%다. 김경수 후보가 문 대통령의 득표보다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김태호 후보는 홍 대표 보다 못한 지지를 받고 있는 셈이다. 

부·울·경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은 민주당의 약진·한국당의 약세·제3당의 몰락이다. 민주당 후보들이 지난 대선 문 대통령 득표율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한국당은 홍 대표 득표율 보다 못한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대선 10% 중·후반의 지지를 받았던 3당은 더 이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 ‘모르겠다’고 답한 유권자가 거의 4분의 1을 상회하는 만큼 예단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부산에선 24.4%, 울산에선 26.7%, 경남에선 27.4%의 유권자가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답하거나, 모르겠다고 회피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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