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中 노골적 견제…속타는 韓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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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김지윤 기자
입력 2018-06-0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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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승인 차일피일

  • 삼성전자·SK하이닉스, D램 가격 담합조사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산업이 중국의 노골적인 견제로 ‘악전고투’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선두업체들의 숨통을 조이는 투트랙 전략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 LG디스플레이의 '속앓이'

6일 업계에 따르면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사로 사업구조 고도화에 나선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공장 승인을 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올해 초 중국 상무부에 광저우시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신청했는데 반(反)독점 심사 등을 거치면서 승인이 예상보다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승인이 날 것 같다”면서도 “BOE 등 현지 기업의 견제가 심해 혹여나 중국 정부가 태도를 바꿀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LG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공장 건설 승인 조건으로 OLED 기술 이전을 요구했다는 악성루머도 돌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패널 양산이 가능한 유일한 업체이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7조4000억원을 투자해 광저우에 8.5세대 TV용 대형 OLED 패널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광저우 공장은 LG디스플레이의 OLED 생산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핵심기지다. LCD가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LG디스플레이로서는 LCD 가격하락과 공급과잉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사업구조 전환이 절실하다.
 

 

◆ 중국의 韓반도체 기업 노골적 견제

중국은 반도체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을 압박하고 나섰다.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 산하 반독점국 조사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지 사무실에 들이닥쳐 D램 가격 담합 혐의 등에 관해 조사를 벌였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D램 분야에서 세계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양사를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나섰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투입하는 등 자국 내 반도체 산업 키우기에 공을 들여왔다. 중국 정부는 연간 2000억 달러(약 214조원)가 넘는 반도체 수입액을 대폭 줄이고,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5%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의 압박에 우리 정부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5일 중산 중국 상무부장에게 반도체 담합 조사와 관련, 공정하고 합리적인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요청했다.

LG화학과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 대한 중국의 견제도 2년 반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이 국내 배터리 업체를 '화이트리스트(우수 품질 기업 명단)'에 포함하는 등 보조금 지급을 재개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업계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2020년 대부분의 중국 정부 보조금이 철폐되기 때문에 그 시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중국의 파상공세에 맞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주력산업을 지키기 위해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재수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기존 주력 산업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중국 등 경쟁국들이 국가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는지 정부 차원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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