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화장품산업에서 中 시장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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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근 한국콜마 기초화장품연구소장
입력 2018-06-07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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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근 한국콜마 기초화장품연구소장

몇 년 전 화장품 제조업체 수가 600개를 넘고 내수시장이 포화되어 화장품산업 전반에 경쟁력 위기가 닥친 적이 있다. 업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며 각종 안전성 이슈가 제기됐고 화장품 제조업체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민간에 위탁되어 있던 CGMP(우수 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를 직접 심사하고 이를 의무화하여 국가 화장품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했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업체들이 구조조정을 예상했다. 특히 인천·부천의 군소 화장품 업체들은 심각한 생존의 위기에 처해 있었는데, 이때 등장한 구원군이 있다.

바로 중국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을 거치며 소비 수준이 올라간 중국 국민들은 소비재를 많이 소비하기 시작했고, 화장품 소비량도 늘어나게 됐다. 그 중에서도 한류열풍 덕에 한국 시장이 이득을 볼 수 있었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인천·부천의 화장품 회사들은 소위 ‘중국 대박’을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마스크팩이 인기를 끌었고, 한국의 몇몇 마크스팩 회사는 이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형 회사로 자리잡기도 했다. 한국 화장품산업 전체가 급격한 지각변동을 경험한 것이다.

최근 사드 이슈 등을 거치며 모두가 알게 되었듯이, 이제 중국 시장은 한국 화장품 산업의 생사를 가를 만큼 중요한 곳이 됐다. 

최근 한국무역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2016년 중국 화장품산업의 규모는 3339억 위안이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2017년 중국 화장품 기업의 총 매출은 2514억 위안이다. 성장률도 만만치 않다. 2016년 8.3%, 2017년 13.5%, 매년 8% 안팎으로 성장하고 있다. 머지않아 2021년에는 중국 화장품산업의 규모가 4859억 위안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로 환산하면 44조원이다.

이는 현재 한국 화장품 시장 규모의 약 3.5배다. 한국 화장품 시장이 정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시장은 매우 매력적인 곳이다. 한국 화장품 회사가 전 세계를 무대로 삼아야겠지만 유럽, 미국 등의 시장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시장이 성숙되었으며 글로벌 유수의 화장품 대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 즉 ‘블루오션’이다. 한 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의 약 90%가 중국에서 소비된다. 특히 마스크팩의 경우, 한국 화장품 업체가 중국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한류열풍과 K뷰티의 영향으로 중국인들이 한국 화장품에 열광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 장밋빛일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 시장이 한국 화장품 업체 간의 가격 경쟁으로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따라서 중국 시장 공략을 지속하되, 중국을 뛰어넘을 수 있는 노력도 계속 해 나가야 한다. K뷰티의 특징인 독창성과 편의성을 강화하고 유럽, 미국 등의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기술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지금은 선진시장에 대한 겸손함과 후발시장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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