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이란 등 중동 악재로 수주 비상…"300억달러 달성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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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8-06-0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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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반기 해외건설 누적 수주실적 137억달러…작년과 비슷한 수준

  • 중동, 수주랭킹 1위 아시아에 내줘…미국의 이란 경제제재 결정타

[그래픽=임이슬 기자 90606a@]


올해 초 국제유가 상승세로 호전되리라 예상된 해외건설 시장이 하반기를 앞두고도 기대에 못 미치는 수주실적을 거둬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수주 텃밭인 중동에서의 실적이 급감한 데다,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가 재개된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수주실적은 해외건설협회가 연초 예상한 연간 360억 달러는 고사하고, 30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6일 해건협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해외건설 누적 수주실적은 136억5152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4억5016만달러보다 소폭 상승했다. 수주 건수는 27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건 감소한 반면, 시공 건수는 1701건으로 114건 증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올해 가장 수주가 활발했던 곳은 아시아로 현재까지 총 80억2559만 달러의 누적 수주고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38억3157만 달러의 2배를 넘는 수치로, 올해 총 수주액의 59%에 달한다.

반면 매년 수주 랭킹 1위를 차지했던 중동은 올해 같은 기간 38억8539만 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리는 데 그치며, 전년 동기(89억4433만 달러) 대비 57%가량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올 들어 중동과 아시아의 수주 실적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이렇듯 올해 해외건설 행보가 지지부진한 것은 중동 수주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중동은 프로젝트 규모가 다른 대륙에 비해 대체로 크고, 기업들의 현지 네트워크도 공고히 다져져 있어 해외수주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온 지역이다.

이란 제재 리스크가 발생한 것도 중동 수주 침체에 간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1일 대림산업은 19억달러 규모의 이란 이스파한 정유공장 프로젝트 계약을 해지했다. 발주측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서다.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만큼 실질적 피해를 입은 기업은 없지만, 미국의 제재 조치로 이란 대규모 프로젝트가 줄줄이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이란을 넘어 중동에서의 수주 고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작년 국내 건설업체들이 이란과 수주한 계약 금액은 총 52억 달러다. 이는 같은 기간 해외건설 총 계약액(290억 달러) 중 전체 1위에 해당한다.

해건협 관계자는 "전체 해외건설 수주 흐름의 키를 쥐고 있는 곳은 중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최근 중동 핵심 지역으로 급부상한 이란에서 제재 리스크가 불거져 매우 안타깝다"며 "이란의 천연자원과 관련된 가스, 석유화학 플랜트, 사회간접자본(SOC) 공사 등 발주가 상당할 것으로 보였는데, 원점으로 되돌아간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하반기 해외건설 시장이 반등할 수 있는 계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라며 "중동에서 안정적 치세가 이뤄지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등 국가를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 이들 국가에서 수주 소식이 터져만 준다면 하반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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