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용 칼럼] 2년 앞선 대한민국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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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용 서강대학교 교수
입력 2018-06-0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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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용 서강대학교 교수]



최근 정부는 조선업 불황으로 경기침체에 빠진 전국 5곳을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하였다. 뿐만 아니라 한국GM 군산 공장도 문을 닫음으로서 근로자 1800명에 협력업체 직원이 1만명에 달하는 인력뿐아니라 인구 27만명인 군산은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조선,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수출 기업의 지표들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뭐니 뭐니 해도 제조업이 그 기반인데 제조업들이 이윤의 악화와 중국 등 경쟁국들의 저가 전략 및 기술 성장으로 인하여 경쟁력 유지가 만만치 않은 상황인 것이다. 최근 수출 공로로 동탑부터 시작하여 금탑 훈장까지 받은 한 중소기업 사장이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 하면서 이 또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 이야기가 계속 귀속을 맴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보면서 느끼는 불안감은 단지 현재 우리 경제의 낮은 성적표가 아니라 이러한 상황을 헤치고 나아갈 희망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우리의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작년 내내 70% 초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올해에도 계속 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일 것이다.

지금 인류는 4차 산업 혁명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기술 기반의 새로운 산업 혁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제2의 인터넷이라고 불리우는 블록체인 기술, 알파고 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 세상의 모든 기기들을 연결하고 데이터를 소통 시키는 IOT 기술, 이러한 데이터들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발견하게 하는 빅데이터 기술등은 우리 인류의 산업 기술 경쟁력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혁명의 시대에 우리는, 아니 우리나라가 어떠한 전략을 가져가느냐 하는 것은 대한민국 미래의 모습에 매우 중요하다. 1700년대의 1차 산업 혁명 당시 증기기관으로 대변되는 기계기술의 변화에 빨리 적응한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가 갈리어 지금까지 선진국과 중진국의 갭을 줄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우리는 디지털 혁명의 시대에 변화를 주도 하며 기술을 선점 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한다. 그러나 변화를 주도 하고 기술을 선점 하는 것은 다른 선진국들도 다 그리 하려 노력 하고 있고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미국등 몇몇 선진국들의 역량을 따라잡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한 가지 다행한 것은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IT 강국의 이미지, 초고속 통신망으로 대변되는 앞선 디지털 인프라, 적은 면적에 높은 인구 밀도,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기를 좋아하는 소위 얼리 어댑터들이 많은 친 디지털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하고 새로운 혁신적 디지털 기술들이 실험되고 검증되기에 좋은 환경인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기술이 성공하면 바로 옆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진출이 매우 용이 하다는 것 또한 큰 장점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환경을 적극 활용하여 하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 디지털 혁명을 주도 하기 위하여 대한민국을 혹은 일부 지역을 인류의 거대한 4차 산업 혁명의 전초기지를 만들자는 것이다. 4차 산업 혁명의 진입기인 이 시대에 수 많은 혁신적 기업들이 디지털 기반의 신 기술 즉 인공 지능, IOT, 빅데이터, 블록체인, 무인자동차, 드론, 3D 프린팅등의 기술을 병원, 은행, 공공기관, 제조 공장등 에서 실질적으로 적용하여 보고, 이러한 경험을 기반으로 더 필요한 추가 기술을 개발 하여 활용성과 시장성의 문제를 해결하는 4차산업 혁명의 전초기지를 대한민국이 제공 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일을 추진하기 위하여는 남이 새로운 기술들을 적용한 사례를 보고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들을 먼저 적용하여 보는 용기 있는 퍼스트 펭귄들이 우리 사회에 많이 나타나야 하며 이들의 위험을 감수한 결정과 추진에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다이나믹 코리아를 외치던 우리나라가 어느 순간부터 위험을 피해 가려고 하거나 처음 시도 하는 것을 주저하며 우려하고 검토만 반복 하는 현상을 어렵지 않게 목격한다. 그리하여 신기술을 개발하여 시장에 진출하려는 벤쳐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 사항은 이 기술의 적용 사례를 가져오라는 정부나 은행, 대기업들의 요청이라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세상에 없던 기술을 개발한 어느 핀테크 기업은, 이 기술을 제 대로 분석하여 장단점을 파악하고 적용 여부를 결정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른 기업에 적용된 사례만으로 판단 하려는 우리의 관행 때문에 오히려 해외에 나가서 기술의 적용성을 판단 받아 적용 사례를 만들고 한국에 와서 영업을 하는 일조차 생길 정도이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어떻게 벤쳐 기업들이 신기술을 개발하여 시장에 뛰어 들려 할 것인가. 그러나 정부나 대기업 담당자들의 입장에서는 괜히 다른 곳에 적용한 사례가 없는 기술을 도입하여 적용 하였다가 문제가 생기면 먼저 도입하려는 노력에 대한 보상은 없어도 잘못 도입한 문제에 대한 징벌은 매우 크기 때문에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이 그들을 주저 하게 만들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수많은 정어리 떼가 해안가에 몰려 올 때 펭귄들은 뛰어 들어 정어리를 잡아먹고 싶지만 그 뒤에 숨어 있을 지도 모르는 상어 등의 천적들 때문에 바라만 보고 쉽게 바다에 뛰어 들지 못 하고 다들 주저주저 하고 있다고 한다. 이때 용기를 내어 한 마리 펭귄이 뛰어 들면 다른 모든 펭귄들이 그 뒤를 따라 뛰어 들어 정어리를 잡아먹는다고 한다. 우리주위에는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는 많이 있으나, 이것을 도입 하고 실행 했을 때 혹시 모르는 실패의 부담감으로 주저주저 하는 수많은 펭귄들을 볼 수 있다. 희망 하기는 정부는 퍼스트 펭귄을 찾고 격려하며 칭찬하는 문화를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설사 먼저 뛰어 든 것이 실패로 확인 되어도 그 용기를 격려하고 다음의 기회를 줄 수 있는 공무원 문화, 대기업 문화를 만들 때, 우리가 미래의 먹 거리라고 외치는 4차 산업 혁명을 잘 추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4차 산업 혁명시대의 신기술들이 먼저 적용되어 대한민국에 가면 2년 후의 앞선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만든 다면, 전 세계의 유수한 혁신 기술 기업들이 대한민국을 대상으로 앞선 기술들을 적용 하여 보고 확산시키는 전초기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계의 나라 스위스가 제조업을 과감하게 탈피하여 인구 12만의 작은 도시 주크에 크립토 밸리를 조성함으로 글로벌 블록체인 회사 250여 개가 들어서고 관련 사업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법률, 회계, 정보통신기술(ICT) 등 각종 고부가가치, 고임금 기업 3만여 개가 몰려들면서 10만9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는 소식을 들으며 우리가 먼저 앞선 세상을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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