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브라더스 등 영화사 시총 1조6천억 증발" 판빙빙 탈세 논란 후폭풍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인선 기자
입력 2018-06-05 11:0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세무조사설에 영화,엔터기업株 줄줄이 폭락…화이브라더스 '직격탄'

  • 세무조사 '칼날'…'조세천국' 훠얼궈쓰도 겨냥

고액 탈세 혐의에 휘말린 국민여배우 판빙빙 [사진=신화통신]


중국 국민 여배우 판빙빙(范冰冰)의 이면계약 탈세 논란 후폭풍이 거세다. 중국 세무당국이 판빙빙을 비롯한 연예인 고액 출연료 이면계약, 탈세 혐의 조사에 착수하면서 지난 4일 화이브라더스(華誼兄弟) 등 주요 영화 엔터테인먼트 관련주가 줄줄이 폭락했다. 이날 중국 증시에서 영화·엔터테인먼트 업종에서만 하루 새 시가총액 100억 위안(약 1조6700억원) 넘게 날아갔다.

◆ 화이브라더스 직격탄···주가 5년 만의 최저치

5일 중국 현지 일간지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에 따르면 전날 중국 상하이·선전증시에서 영화·엔터 관련종목이 평균 2% 폭락했다. 총 42개 관련 종목 주가가 하락했으며, 이 중 18개 종목 주가는 3% 이상 빠졌다.

직격탄을 입은 영화기업은 화이브라더스와 탕더잉스(唐德影視)다. 이날 두 회사 주가는 각각 10% 하락하며 일일 하한가까지 내려앉았다. 

화이브라더스, 탕더잉스 등 주가 폭락. 


이 중 화이브라더스 주가는 2013년 7월 이후 약 5년 만의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하루 새 시총만 23억 위안이 날아갔다. 이날 기관투자자들이 줄줄이 내다 판 화이브라더스 주식만 약 9800만 위안어치에 달한다고 상하이증권보(上海證券報)는 5일 보도했다.

화이브라더스는 판빙빙의 이면계약·탈세 혐의를 처음 폭로한 중국 국영중앙(CC)TV 아나운서 추이융위안 (崔永元)과 ‘원수지간’이다. 이는 화이브라더스에서 2003년 배급해 대박을 터뜨린 펑샤오강(馮小剛) 감독, 판빙빙 주연의 영화 ‘휴대폰(手機·서우지)’과 관련이 있다. 유명 남자 아나운서의 불륜을 다룬 이 영화 주인공이 사실상 추이융위안을 묘사했기 때문. 영화 '휴대폰' 속편이 올해 개봉을 앞둔 가운데 추이융위안이 판빙빙 이면계약 혐의를 폭로한 것도 '복수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탕더잉스는 판빙빙이 10대 주주로 있는 영화사다. 현재 판빙빙이 보유한 주식이 약 645만주, 지분율로 따지면 약 1.61%로, 4일 종가로 계산하면 약 9900만 위안어치다.

탕더잉스를 비롯한 주요 영화·엔터 기업들은 이날 이면계약이나 탈세행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냈지만 주가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 '중국판 케이만제도' 훠얼궈쓰에 '불똥'

당국의 세무조사 화살은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한 작은 도시 훠얼궈쓰(霍尔果斯)도 겨냥했다.

지난 2010년 5월 이곳에 설립된 78㎢ 규모의 경제개발구는 ‘중국판 케이만제도’, 조세천국으로 각광받으며 영화·엔터 기업들이 몰려들었기 때문. 중국 유명 연예인들도 훠얼궈쓰에 영화기업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판빙빙은 물론이고, 덩차오(鄧超), 장자이(張嘉藝), 쉬징레이(徐靜蕾), 우치룽(吳奇隆), 양미(楊冪) 등이 대표적이다.

훠얼궈쓰 경제개발구는 오는 2020년까지 금융서비스업·영화·문화미디어·정보IT·관광·환경보호에너지절약·바이오제약 등 중점 업종 기업에 한해 5년간 법인세 면제, 재정지원, 사무실 보조금 등 각종 세수우대, 재정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설립 후 5년간 법인세를 전액 면제해 주고(이후 5년간 50% 감면), 현지 정부는 징수한 부가가치세·영업세·법인세 총액의 15~50% 비율만큼 기업에 재정적으로 지원해주는 게 대표적이다. 

온갖 세수 혜택을 받기 위해 이곳에 입주한 중국 본토 영화·엔터 기업만 1600여곳에 달한다. 하지만 법인 등록만 이곳에 해놓고 운영하지 않는 탈세용 ‘유령회사’라는 의혹이 줄곧 제기됐다.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정부 당국도 이 문제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훠얼궈쓰 현지 세무당국은 지난 4월 각 영화·엔터기업에 세무 등 방면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또 현재 당국은 세수우대 혜택 조치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 판빙빙 고액 탈세 혐의 밝혀질까···

판빙빙 이면계약 고액 탈세 의혹은 지난달 말 추이융안이 자신의 SNS 웨이보에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그는 "모 연예인이 영화·드라마에 출연하면 계약서를 두 장 쓴다. 출연료가 하나는 1000만 위안, 또 하나는 6000만 위안(약 100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것은 촬영장에서 달랑 나흘 촬영하고 받는 출연료다"고 고발했다.

추이는 직접적으로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웨이보에 올린 사진에서는 흐릿하게 중국 국민여배우 '판빙빙(范冰冰)'이라는 세 글자가 보인다. 중국 인터넷 상에서 '판빙빙 이면계약을 통한 고액탈세설' 소문이 급속히 퍼지며 논란이 확산됐고, 중국 세무당국은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판빙빙 공작실은 지난 3일 "판빙빙은 이면계약 방식으로 출연료 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며 "세무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사실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추이융위안은 지난 4일 "판빙빙의 고액 탈세 여부는 세무당국에서 조사한 후 밝혀질 것"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