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컬처] 프랑스 정통 초콜릿 ‘맥심 드 파리’ 韓 가맹사업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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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06-0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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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사업 맡은 엠디케이글로벌, 하반기 서울 중심지에 안테나숍 오픈

  • 125년 전통 프랑스 본사·소유주 피에르가르뎅 설득까지 무려 4년 걸려

프랑스 파리 맥심 드 파리 루브르 매장[사진=맥심 드 파리 공식 인스타그램]


이탈리아 디자이너 거장 피에르 가르뎅(Pierre Cardin)이 소유한 ‘맥심 드 파리(Maxim’s de paris)‘가 마침내 국내 진출에 속도를 낸다.

맥심 드 파리는 세계적인 명사였던 헤밍웨이, 코코샤넬, 입생로랑, ‘위대한 개츠비’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 등이 즐겨 찾던 레스토랑으로 알려졌다. 피에르 가르뎅의 손을 거치면서 프랑스를 대표하는 글로벌 초콜릿 브랜드로 거듭났다. 파리 현지 루브르박물관과 에펠탑, 쁘렝땅백화점 등을 비롯해 전 세계 53개국에 입점해 있다.

4일 맥심 드 파리의 국내 사업(라이센스)을 맡고 있는 엠디케이글로벌(MDK GLOBAL, 이하 엠디케이)은 올 하반기 서울 중심지에 안테나숍을 열고, 가맹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엠디케이가 맥심 드 파리를 국내에 선 보인 것은 벌써 5년 전이다. 서울 동대문 현대백화점시티아울렛 9층에는 초콜릿 제품을 판매하는 부티크 매장도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브랜드 확장에 나선 것은 지난해 9월부터다.

한국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 위한 준비, 그전에 125년 전통의 프랑스 본사와 살아있는 신화 피에르가르뎅 회장을 설득하기까지 무려 4년이 걸렸다.

◆단골손님, ‘맥심 드 파리’ 바꾸다

맥심 드 파리의 신화는 프랑스 파리의 한 레스토랑에서 시작됐다. 웨이터였던 ‘막심 가야르’가 1893년 5월 루 로열(Rue Royale) 3번가에 자신의 이름 막심(Maxime)을 영어식 발음으로 맥심을 넣어 비스트로 펍(Pub)를 열었다. 이곳에서 막심은 예술가들에게 운명을 주는 존재인 뮤즈와도 같은 여인 ‘일마 드 몽티니’를 만난다.

그녀가 없었다면 현재의 맥심은 없었을 수도 있다고 이후의 사람들은 평한다. 그 장소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던 그녀는 막심에게 “나는 이곳을 정말 유명한 곳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말하고, 그 약속을 지켰다. 친구들, 그녀를 따르고 아껴주는 사람들과 함께 맥심에서 시간을 보내며 레스토랑을 서서히 멋지고 우아한 장소로 바꿔나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불하지 못한 청구서는 쌓이기 시작했고 창업자 막심 가야르는 결국 식당을 ‘으젠느 코르누쉐’에게 매각한다.

맥심 드 파리를 인수한 으젠느 코르누쉐는 1910~1920년대 유행한 아르누보(Art Nouveau) 시대를 풍미한 사람이다. 아르누보란 프랑스말로는 ‘새로운 예술’이라는 뜻으로, 기계적 표현 대신 자연스런 곡선이나 색채를 주로 사용한다. 으젠느 코르누쉐는 예술학교 지인들과 함께 맥심 드 파리를 독특하게 꾸몄다. 시대의 예술상과 부합한 맥심 드 파리는 역사적인 건물로 간주되기도 했다. 그 곳의 벽과 좌석, 유리 천장, 거울 등 백 년이 넘은 목재들은 지난 세기의 화려함을 나타낸다. 루 로열에 위치한 단순한 레스토랑이었던 맥심 드 파리는 유명한 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아르누보 박물관은 프랑스 맥심 드 파리 레스토랑 2층에 있다.

맥심 드 파리는 그 당시 부와 명예, 위대한 업적을 지녔던 인물들과 함께 한 곳이기도 하다.

20세기 초 에드워드 7세, 보니파스 드 카스텔란, 마르셀 푸르스트, 프랑스 외교관이었던 페르디낭 드 레셉, 가수 이본 쁘랭땅, 트리스탕 베르나르 등이 이 레스토랑을 즐겨 찾았다.

1950년대는 가장 화려했던 시기였다. ‘오페라의 성녀’로 잘 알려진 마리아 칼라스, 윈소르, 당시를 풍미했던 여배우 마르틴 카롤, 카레이서 포르피리오 루비로사 등 유명 인사들은 매일 밤 맥심 드 파리스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실제로 벽의 붙박이의자 시트를 교체할 때면 사람들이 앉았던 자리 사이와 뒤편 등 곳곳에서 수많은 동전들과 반지, 다이아몬드, 루비 등이 나오기도 했다.

맥심 드 파리의 화려한 시대는 계속 이어졌다. 1970년대 브리짓 바르도가 맨발로 식당에 들어간 것도 큰 이슈가 됐다. 실비 바르땅은 뮤지컬 ‘그리스’의 주인공 존 트라볼타와 춤을 췄고, 당시 피에르 가르뎅도 이곳의 특별한 단골손님이었다.

1981년 어느 날 밤 피에르 가르뎅은 당시 맥심 드 파리의 소유주인 ‘보다블’ 부부에게 저녁 식사를 초대받는다. 부부가 피에르 가르뎅에게 레스토랑 인수를 권유하자 그는 즉시 승낙한다. 보다블 부부는 사실 다음 날 다른 대기업과 인수 계약을 맺기로 돼 있었다. 맥심 드 파리가 외국에 넘어가는 것이 내심 마음에 걸렸던 부부가 피에르 가르뎅에게 의사를 물은 것.

피에르 가르뎅이 맥심 드 파리를 인수 한 후 35년이 흐른 현재까지 예술가들이 이곳을 찾는 일은 계속되고 있다. 알렉산더 맥퀸, 안드레아 까시가리, 장 미셀 빌모트, 소피 칼, 르네 플레밍, 글로리아 폰 턴 운드 택시스 등이다.
 

과거 맥심 드 파리 레스토랑을 찾았던 유명인사들[사진=맥심 드 파리 홈페이지]


◆프랑스 정통 초콜릿, 대중에 선보이는 것 목표

이처럼 맥심 드 파리는 예술과 미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어왔다. 1983년부터 현재까지 35년간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피에르 가르뎅의 손을 거치면서 대중과 더 가까워졌다. 레스토랑으로 시작한 맥심 드 파리를 초콜릿으로 확장하고, 이어 자신의 재능을 살려 향수 등으로 다양하게 영역을 넓혔다.

국내 시장을 개척할 엠디케이 역시 맥심 드 파리를 고집했던 피에르 가르뎅 회장의 정신을 존중하면서 마찬가지로 ‘대중화’에 힘쓴다는 전략이다.

엠디케이는 4년 동안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한 철저한 밑 작업을 했다. 한국에서도 맥심 드 파리가 ‘예술과 어우러지는 곳’이란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나름의 전략을 세웠다.

유명 작곡가 백민혁씨가 맥심 드 파리에 참여한다. 백씨는 2015년 가수 ‘엠씨 더 맥스’의 ‘바라보기’, 2013년 임창정의 ‘나란놈이란’, 백지영의 ‘봄비’, 더 원의 ‘겨울사랑’ 등에 작사·작곡 등으로 참여했다.

백씨는 음악 큐레이팅을 통해 매장을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엠디케이는 백씨를 주축으로 맥심 드 파리 밴드를 조성해 공연할 계획도 갖고 있다.

특히 엠디케이가 이번에 선보이는 맥심 드 파리 프랜차이즈형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모델이다.

본래 프랑스 파리에는 맥심 드 파리의 초콜릿 선물 매장인 ‘부티크’, 레스토랑 형태인 ‘루브르’ 두 가지 형태만 있다. 게다가 프랑스 본사도 국내 시장 진출에 처음부터 호의적인 것은 아니었다. 엠디케이는 한국의 속도 빠른 소비문화와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 성장성을 근거로 설득에 성공했다.

특히 해외 유명 초콜릿 브랜드들이 국내 매장을 내고도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이유를 분석했다. 국내 진출하면서 현지와 달리 비싼 판매가와 적은 메뉴가 주요 원인이었다.

엠디케이는 맥심 드 파리 제품을 국내에서 1만원대 초반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프랑스 본사 직수입과 국내 생산의 수급 조절을 통해서다. 엠디케이 관계자는 “현지 초콜릿을 그대로 국내에서 먹을 수 있는데 가격은 70% 수준으로 만들 수 있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마진을 올리고 소비자를 끌어 모을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초콜릿 외에도 차(茶)나 잼 등 여러 상품들이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맥심 드 파리 매장 앞에서 소유주인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맨 앞)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맥심 드 파리 인스타그램]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편의점으로

엠디케이의 맥심 드 파리 입점전략은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와 마찬가지로 유명 면세점과 백화점에 입점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대중에게 다가가돼 ‘제품의 품격’을 먼저 알려야 한다는 취지에서였다.

여행가서 봤던 맥심 드 파리가 국내에 들어왔던 입소문이 나자 면세점에서도 연락이 왔다. 인천국제공항 신세계면세점 제1여객터미널(T1) 42번 게이트 식품관에 단일 브랜드 중 가장 큰 면적으로 입점했다.

올 하반기에는 서울 시내 중심에 안테나숍을 낸다. 온라인과 편의점, 헬스앤뷰티스토어(드럭스토어) 등에도 차차 입점할 계획이다. 가맹 신청도 받는다. 올해는 5개, 내년에는 50개까지 목표로 잡고 있다.

엠디케이 관계자는 “브랜드 힘이 확실하기 때문에 판매채널은 언제든지 확보 가능하다. 폭발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적절한 시기에 로드숍을 낼 것”이라며 “철저하게 준비해 1호 직영점을 정확하게 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심드 파리 현대백화점 동대문시티아울렛 매장에서 2017 SBS 슈퍼모델 선은지가 초콜릿을 구경하고 있다.[사진=맥심 드 파리 코리아 제공]

 

맥심 드 파리 초콜릿[사진=맥심 드 파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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